그러나 두 달이 넘도록 피고발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8일 화학연과 공공연구노조에 따르면 지난 9월 6일 중앙부처 고위직의 아들 A(25)씨가 면접도 치르지 않은 채 화학연에 채용됐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화학연은 즉각 사실 무근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공공연구노조를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당시에도 출연연이 노동조합의 성명서를 두고 고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었다.
하지만 두 달이 넘도록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자 이 사건은 화학연과 공공연구노조 양측 모두에게 관심사에 벗어난 분위기다.
화학연은 고발을 취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유는 고발 후 화학연 원장이 바로 교체됐고, 공공연구노조 측은 사법당국에서 소환 통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잊고 있었던 것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명예훼손 고발이 이례적이었고 노조 입장에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어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산업기술회 산하 출연연의 감사원 감사가 예고돼 있어 이 문제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화학연 측도 지난 9월과는 달리 격앙된 감정은 많이 누그러진 분위기다.
화학연 관계자는 “기관장이 바뀜에 따라 고발건이 시들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입장도 많이 달라졌다.
피고발인 측인 공공연구노조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는 입장이고, 화학연 측은 이제서야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다른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기관장이 바뀐 상태에서 신임 원장이 굳이 자신과 관련성이 없는 사건을 두고 공공연구노조와 맞서려고 하겠냐”며 “결국은 고발 취하로 갈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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