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실태조사 말로만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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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실태조사 말로만 합동

대전 민·관합동점검 시민단체가 주도… 경찰·공무원은 '들러리'

  • 승인 2011-11-08 17:11
  • 신문게재 2011-11-09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도가니' 사태 이후 장애인 시설에 대한 민·관 합동 점검이 시작됐지만 지나치게 시민단체에 의존한 나머지 공무원 참여가 극히 제한돼 '생색내기 용'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대전지역 '장애인시설 인권실태 조사팀'은 8일 지적·지체 중증장애인 69명이 입소해 있는 대덕구 대화동 '평강의 집'을 방문, 조사를 벌였다.

조사팀은 공무원, 여성·장애인·성폭력 관련 시민단체와 경찰, 대덕구청 공무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시설 입소자와 직원을 상대로 인권침해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1대 1 심층 면접을 시행했다.

하지만, 모든 조사과정을 시민단체가 주도했을 뿐 경찰관 참여는 사실상 배제됐다. 이날 대전경찰청은 오전에 3명, 오후에 2명을 '평강의 집'으로 보냈지만, 입소자 항의 등 만일의 돌발 상황을 대비하는 수준에 그쳤다. 구청 관계자도 수명 참석했지만, 적극적인 조사 참여보다는 시설현황 설명과 안내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말만 민·관 합동점검일 뿐 이날 점검에서 공무원들은 단순히 입회와 안내 역할만 한 셈이다.

한 경찰관은 “경찰이 합동 조사팀에 포함된 이유는 면담 등에 적극 참여해 부당사례가 드러날 경우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경찰이 입회에만 그치는 형태의 조사라면 산적한 업무도 많은 데 굳이 현장에 나올 이유가 없었다”고 황당해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민·관 합동 조사팀이 꾸려진 이유가 설문조사, 면접 등을 진행하면서 시민단체, 공무원, 경찰 등에게 각각의 역할이 있기 때문으로 공무원을 들러리 세운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9일에는 유성구 용계동 성세재활원에 대한 실태점검이 예정돼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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