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완표 충남기업인연합회장 |
공자의 제자인 유자(有子)는 '군자무본(君子務本)'이라 하여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군자의 근본이란 자기 몸을 닦아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수기이안백성(修己以安百姓)'이다. 우리의 유학사상 역시 신라 진흥왕순수비에 '제왕은 연호를 세워 자기 몸을 닦아 백성을 편안히 하지 않음이 없다(帝王建號 莫不修己以安百姓)'는 내용을 실을 정도로 백성들을 편안히 잘살 수 있게 하는 것을 제왕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이렇듯 수 천 년 전부터 이미 위정자의 최고 덕목이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는데 지금의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실천하기 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거용으로만 사용해 왔기에 그 본래 의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공자는 “곧은 사람을 등용하고, 굽은 사람을 쓰지 않으면 백성들이 따른다”고 했다. 세종대왕은 22세의 젊은 나이로 왕위에 올라 32년간의 재위기간 동안 몸을 아끼지 않고 오로지 백성을 위한 일념으로 내정과 외치에 힘쓰면서 그 어떤 왕도 이룩하지 못한 위대한 업적들을 이루어 내었다.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을 몰고 온 정적들에게 복수의 피바람을 일으키기보다 오로지 국가의 안위를 위해 기존의 병폐를 과감하게 개혁하고 오직 백성의 생업을 위해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도 자신을 모함한 세력에 대한 원망을 뒤로하고 백의종군하여 나라를 누란(卵)의 위기에서 구해내었다. 5000년의 가난 속에서 지금 이렇게 풍요롭게 사는 것도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세 사람의 선진적 지혜와 격물치지의 실행력 덕분이다. 이 모두가 사심(私心)을 앞세우기 보다는 오직 백성만을 생각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맹자는 “귀한 것을 바라는 것은 사람의 공통된 마음인데, 사람마다 자기에게 귀한 것이 있지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라고 했다. 그 누가 되었든 자신이 아끼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공통된 마음이고 당연함이다. 하지만 그 당연함을 대의(大義)를 위해 포기할 줄 아는 것이 군자의 본분이라 할 수 있다. 대의는 바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추구이며 자신의 이해에 의해 권력과 재물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공정한 세상, 올바른 세상으로 바로 잡아줘야 할 책무라 할 수 있다.
공정한 세상, 올바른 세상이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거짓을 행하지 않고, 비판을 기쁘게 수용하여 고치며, 살림살이를 편케 해주며, 인재를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그 누구를 막론하고 신상필벌(信賞必罰)의 대원칙이 정확하게 적용되어 형평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것을 말한다. 그리하여 위로는 정직한 정치가 펼쳐지고, 아래로는 그것을 본받아 물질적 가치를 욕심내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양심을 살려서 양보하고 어울려 살아가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세상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인지,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정치를 할 것인지는 세종대왕과 정조 그리고 이순신 장군을 백성들은 어찌하여 영세토록 잊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이번 선거를 여야 정치인들은 몸에 좋은 약으로 삼아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반영해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정책으로 창출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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