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과학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유력 후보에 민동필(64) 기초기술연구회 전 이사장과 오세정(58) 한국연구재단이사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2008년 제18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민 전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과학벨트 TF팀장을 거쳐 현 정권 초 2008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에 임명된 후 지난 8월까지 3년간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13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관할하는 요직을 차지했다.
이런 점을 감안, 지역 과학계는 민 전 이사장이 과학벨트 개념을 주창한 주인공임에도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후보 거론에 의문표를 던졌다. 민 전 이사장은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임명 후 여론에 밀려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 현재 특정한 직책이 없는 상황. 이래서 임기 5년이 보장되는 기초과학연구원장에 대한 꿈이 큰 것이 아니겠냐는 게 지역 과학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오세정 이사장은 지난해 치러졌던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최종 2배수에 포함됐으나 고배를 마신 후 지난 1월 한국연구재단 제2대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 4월 설립된 과학벨트위원 위촉된 후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위원장으로서 법·제도를 비롯해 전반적인 연구원 출범 준비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오 이사장이 기초과학연구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통합 한국연구재단이 박찬모 초대 이사장에 이어 제 2대 이사장까지 중도 하차하는 좋지 않은 선례가 부담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20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무트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009년 이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인 스무트 교수는 최근 해외에서 영입한 인사들이 국내 학자들과 융합을 이루지 못한 점이 약점이다.
출연연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 정권 여당 비례대표 신청을 비롯해 장관급에 임명된 인사가 초대 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다음 정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공공연구노조 이광오 정책국장은 “가장 유력 후보였던 김영기 미국 페르미 연구소 부소장 등 세계 석학들이 초대 원장을 고사한 것은 기초과학연구원의 진행되는 모습이 안정되지 않고 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기초과학연구원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출연연의 중심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교수출신 유력 후보들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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