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사태가 이어지는 KAIST의 서남표 총장과 교수협의회가 이사회 개최 후에도 날카롭게 맞서는 양상이다.
이사회를 공개적으로 불신하지는 않고 있지만, 교협은 서 총장의 사퇴 시기를 못박아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교협은 지난 3일자 경종민 회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서 총장이 사퇴시기를 조속히 밝히고 후임 총장 선임 과정에 나서야 한다는 요지의 메일을 전체 교수들에게 보냈다.
경 회장은 가급적 빨리 사퇴시기를 구성원에게 알려줘야 하며 사퇴의 선언은 가급적 빨리하라고 서 총장에게 요구했다.
교수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경 회장은 “총장이 잘못하면 혼신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 변화의 시기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와 심판의 임무도 교수들이 해야 하고 학교의 비전과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 발전의 중장기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제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 회장은 이를 위해 평의회에서도 장기발전방향, 거버넌스를 세우고 운영하는 문제를 전담해 다룰 소위원회를 가동시키는 것을 제안했다.
교협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서 총장은 이사회 개회 후 느긋해졌다. 서 총장은 5~7일 중국 칭화대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공정원(Chinese Academy of Engineering) 주최 '최첨단 디지털 설계 및 제조기술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KAIST 무선충전 전기자동차인 'OLEV'(On-Lin e Electric Vehicle)의 설계 및 제조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에 머무르고 있다.
학교 측도 이런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에 알리며 서 총장의 '건재'를 알렸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심포지엄에는 미국, 영국, 독일 등 7개국 18명의 기계 및 자동차 분야 석학들이 초청됐으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서남표 KAIST 총장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KAIST의 한 구성원은 “서 총장과 교협 모두 지리한 대립 국면이 조속히 해소되길 바라고 있으나 교협이 서 총장 사퇴 카드를 철회하지 않아 타협점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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