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누가 뭐래도 우리 사회의 양심을 대표하는 지성의 전당이다. 대학 총장은 지성의 전당을 대표하는 자리다. 학문적 자질과 더불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대학 총장을 뽑는 선거는 공정하고 투명한 축제가 돼야 하고 여타 사회의 모범이 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해온 게 현실이다.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산대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오죽하면 총장 직선제가 대학 발전을 막는 주범으로 도마에 오르고, 폐지 요구가 거세겠는가.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충남대는 내년이면 개교 60년을 맞는다. 성금을 내고 쌀을 모아 충남대를 세운 지역민들은 개교 60년에 걸맞은 대학 경쟁력을 확보하기를 바라고 있다. 새 총장은 이런 기대에 부응해 진정 충청권을 대표하는 대학,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게 하는 책무를 져야 한다. 수도권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으려고 촌음을 다투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불·탈법, 네거티브 선거로 대학 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다간 총장직선제가 날아갈지도 모른다. 흠 없는 선거가 돼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하고 내실 있는 선거가 되도록 동료 교수들도 도와야 한다. 불법 탈법 선거가 발붙일 수 없는 분위기를 대학 구성원 모두가 만들어야 한다. 불법을 조장 또는 가담하거나 알고도 눈감는 일은 대학에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더불어 교수 사회에 파벌이 있다면 허물 일이다. 질시와 갈등이 있다면 화합으로 거듭날 일이다. 이번 선거가 충남대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려면 후보들은 물론 대학구성원 모두 충남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면 된다. 차분하면서 치밀한 검증으로 대학의 미래를 책임질 역량 있는 수장을 뽑기 바란다. 시민들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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