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술-길, 사람과 사람이 통하다

소리-술-길, 사람과 사람이 통하다

계족산 이어 천안ㆍ아산 등 황톳길 확대 "기업인으로 사회공헌 당연, 정치 생각없어" 벨소리회사 창업-선양 인수-황톳길 조성… 사람-사회-자연 연결하는 도구역할 자부심

  • 승인 2011-11-06 15:08
  • 신문게재 2011-11-07 9면
  • 대담=오주영 기업유통팀장ㆍ정리=박전규 기자대담=오주영 기업유통팀장ㆍ정리=박전규 기자
●조웅래 선양회장의 '황톳길 이야기'

최근 황톳길 '붐'을 일으키며 '맨발 전도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조웅래 (주)선양 회장은 소통과 인간미를 기업 운영의 최고 가치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2006년부터 계족산에 맨발 황톳길을 조성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천안과 아산지역에도 황톳길을 조성해 맨발공원을 확산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조 회장에게 다소 '까칠한 질문'을 던져봤다. 의례적인 인터뷰가 아닌 다소 공격적인 물음 몇가지를 추가했다.

-황톳길하고 소주하고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데. 건강과 소주는 미스매치 아닌가.

▲ 조웅래 선양회장
▲ 조웅래 선양회장
▲선양의 기업철학은 에코힐링이다.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해 몸을 치유한다'는 의미로 '자연과 사람은 하나'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자연환경(ecology)과 치유(healing)의 합성어인 에코힐링(Eco-healing)은 선양이 만들어 낸 신조어로, 고객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자연과 더 가까운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선양만의 기업 윤리정신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술인 소주를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소주를 마시며 사회와 소통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싶다. 그런 점에서 봐달라.(웃음)

-소주 회사를 인수한 후 보람이 있다면. 그리고 초창기에는 낯설지 않았나.

▲1992년 5425 휴대폰 벨소리 회사를 창업해 당시 숫자 '5425'를 브랜드화했다. 그 후 2004년 지역의 소주회사인 선양을 인수했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소리-술-길 '로 통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벨소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신호음이고, 술은 인간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며 기쁨을 주는 매개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황톳길 마케팅 역시 자연과 사람, 사회를 연결해주는 도구가 아닌가 싶다.

-다양한 특강과 사회 공헌 활동 등으로 혹시 정치에 관심이 있지 않냐는 말도 돌고 있다. 어떤가?

▲사석에서는 간혹 듣는 얘기이나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에선 처음 받는 질문이다.

특강이 많은 이유는 선양의 기업철학인 에코힐링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누리기 위해서다.

나는 기업인이다. 선양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더 나아가서 에코힐링을 통해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의 두 번째 바람이다. 정치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지역에 황톳길 조성으로 걷기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최근 천안·아산에도 황톳길을 조성했는데.

▲선양은 2006년 8월 계족산 황톳길(14.5㎞)을 시작으로 2009년 아산 신정호 맨발황톳길(1㎞), 2010년 5월 대전 크로바아파트(400m)와 대덕연구단지 한국연구재단 맨발 황톳길(750m) 등을 조성했다.

선양은 국민의 건강증진과 새로운 형태의 소통공간으로서 황톳길 조성에 앞장서면서, 지난 7월 천안과 아산시와 황톳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황톳길 조성에 들어갔다.

지난달 천안 부엉공원과 아산 용곡공원 일대에 황톳길(2.5㎞) 조성을 완료하고 맨발걷기 행사를 했다. 시민들이 더 많이 맨발로 걷고 달리면서 자연치유의 행복과 건강한 삶을 추구했으면 한다.

-매년 5월 계족산 황톳길에서 지구촌 유일의 맨발축제를 열고 있다.

▲에코힐링 선양 마사이마라톤은 전 세계 37개국 700여 명의 외국인과 대회참가자 5000명을 포함해 전국의 2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함께 맨발로 걷고 달리는 지구촌 유일의 맨발축제로 성장했다. 이 행사는 2006년부터 시작해 매년 5월 계족산 숲속 황톳길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에코힐링 선양 마사이마라톤은 숲속 황톳길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와 즐거운 이벤트들로 재미와 감동을 받은 참가자들은 매년 다시 대회에 출전하는 경우가 많다. 또 30세 이상에게만 받는 참가비는 전액 결식학생 급식비 후원금으로 쓰인다.

-올해 맨발축제에서는 국제설치미술제도 열렸다. 어떤 행사인가.

▲계족산 맨발축제에서 첫선을 보인 '에코힐링국제설치미술제'는 에코힐링을 기업철학으로 갖고 있는 선양소주의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으로 계족산을 찾는 관광객들과 맨발축제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데 목적을 뒀다. 지명도 높은 국내ㆍ외 3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150m 간격으로 약 5㎞에 설치해, 숲속 황톳길을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계족산 맨발축제를 하기 위해 황토는 어디서 구입하나. 맨발축제 관련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질 좋고 점성이 좋은 전북 익산, 김제와 태안의 황토를 주로 사용한다.

맨발축제에서는 교통수단의 증편 및 신설, 주차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 확충과 주변 음식업소 설치규제 완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전시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선양 특유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획기적인 아이템은 주로 어떻게 나오나.

▲아이디어의 원천은 계족산에 있다. 계족산 황톳길을 걸으며 모든 생각을 비우고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나에게 계족산 황톳길은 차별화된 비즈니스 접대공간이며, 아이디어의 발상지이고 소통의 열린 공간이다. 자신과의 소통,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계족산 황톳길은 자연 속에서 가족, 연인, 친구, 동료 간 마음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부드러운 황톳길과 풍부한 피톤치드, 자연의 빛과 소리를 만끽하며 걷다 보면 누구나 쉽게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다. 맨발로 걸으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선양은 지역 사회 환원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활동은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가.

▲선양은 2005년부터 '선양 맑은사회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랑의 도시락캠페인, 1사1촌 활동, 우리지역 알리기 캠페인, 서해안 사랑기금 등 많은 활동을 해 왔으며, 지금도 하고 있다. 선양의 사회활동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계족산 황톳길 조성에 이어, 아파트단지와 천안ㆍ아산지역에 황톳길을 만들었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환원이 개인기부 또는, 봉사활동에 그쳤다면 선양은 한 차원 높은 기업의 가치실현과 시민건강 증진 및 맨발걷기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이색적인 형태의 사회환원 문화로 탈바꿈하고 있다.

즉 물품이 아닌, 지역사회에 건강을 환원하는 친환경적인 기업환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담=오주영 기업유통팀장ㆍ정리=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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