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수 집배원 |
화제의 주인공은 서천우체국 우편물류과 박한수(45·사진) 집배원.
박 집배원이 지난 달 28일 오전 서천군 마서면에서 배달하던 중 멀리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쓰레기 소각으로 생각하고 지나친 박 집배원은 점차 검어지는 연기에 오토바이 방향을 바꿨다. 연기가 난 곳은 양모(60대) 씨의 벼 건조장 창고로 올해 수확 한 벼 수십여t이 보관돼 있는 곳이었다. 불은 창고 주변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다 양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샌드위치 판넬로 만들어진 벽면에 옮겨 붙은 상황이었다.
박 집배원이 도착했을 당시 불길은 이미 높게 치솟고 있었다.
박 집배원은 침착하게 휴대폰으로 119에 신고하고 인근에서 일하던 주민 2명에게 불이 난 사실을 큰 소리로 알렸다.
또 창고내부에 들어가 내부의 건조기와 쌀에 불이 붙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물 호스를 연결해 벽면에 불을 끄기 시작했다. 박 집배원은 불길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벽 위쪽부터 물을 뿌려 불길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30여 분의 사투 끝에 불길을 잡고 상황이 다 정리되자, 박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서둘러 오토바이에 올랐다. 이런 박 집배원의 선행은 구신영 마서우체국장이 지역 주민에게 전해 듣고 직원들에게 뒤늦게 알려졌다.
박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다 우연히 화재를 발견해 불을 끈 것”이라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박 집배원은 지난 9월에도 100여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 준 일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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