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열린 제2창립 선언식에서 철도공단 직원들이 '여기가 공산당이냐'며 항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이민희 기자 |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 이사장의 제2창립 선언이 첫 걸음부터 암초에 걸렸다.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지난 8월 취임한 김 이사장은 최근 조직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이달 1일 대전 본사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는 제2창립선언식을 가졌다.
이날 분위기는 간부들의 '자아비판' 및 충성서약, 노사 간 합의되지 않은 임금 반납 등이 거론되면서 참석자들이 여기가 공산당이냐는 볼멘소리를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간부의 11%인 28개 직위를 폐지하고 직위공모제를 통해 희망 보직을 부여하는 등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 지나친 성과주의 체제로 무한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김 이사장의 개혁 실험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본보가 지적한 각종 비위 사실<10월 19일자 1면 보도>이 자정돼야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단은 자체 감사를 통해 출장 등 객관적 증명없이 공휴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하거나 사적인 식사비나 입장권 구입을 법인카드로 사용해온 것을 적발했다.
50만원 초과의 업무 추진성 경비는 일상 감사를 받도록 돼 있음에도 기획조정실 등 3개 본부, 2실, 1단의 7개처는 39건의 건당 50만원을 초과하는 업무 추진성 경비 6334만6766원의 지급에 대해 일상 감사에 회부되지 않아 '주의(기관조치)'를 권고받았다.
또 각 사업단의 재정 운영에도 허점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의 자체 재무개선사업 추진실태 성과 감사에 따르면 경의선 공덕역 개발사업 추진사업을 비롯해 철도 폐선부지 등 유휴부지 개발 추진사업, 사업단 인력 및 조직운영, 민자사업 관리·감독 대가에 관한 사항 및 수탁사업 사업관리비 정산처리 등에서 다수의 부적정 사항이 지적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린 제2창립 선언식에서 경영위기에 대한 자성 순서에서 20명의 간부 등이 단상에 올라 각자 그동안 잘못된 업무 수행에 대한 과오를 발표하자 행사장은 술렁였다.
이날 행사도 김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강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다.
공단의 한 직원은 “취지는 좋으나 공단의 여건이나 상황을 고려해 개혁을 추진하는게 바람직한게 아니냐” 며 “이사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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