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5시, 인조잔디구장이 마련돼 있는 월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유니폼을 차려입은 소녀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삼삼오오 재잘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어디선가 들리는 호각소리에 일제히 운동장 한 가운데로 모이는 아이들,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 단원들이다.
▲ 축구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인성교육과 정서 함양에도 힘쓰고 있다는 홍기선 코치의 바람대로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 단원들의 표정이나 표현방식이 예전보다 훨씬 더 밝아졌고,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
“처음엔 공을 찰 때도 쭈뼛거리며 수줍어하던 아이들이 조금씩 활달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여자 아이들이라 여전히 쑥스러워하는 건 좀 있지만 집중해서 훈련하고 드리블 하는 걸 보면 대견하지요.”
청소년 대표를 지낸 적이 있는 홍 코치는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옛날도 돌아보게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축구를 시작할 때와는 다른 환경과 사회의 인식, 그리고 주변의 관심을 느끼면서 더욱 열심히 지도해야겠다고 다짐한다는 홍 코치는 감성적인 여자 아이들을 지도하는 게 가끔은 까다롭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석현희(26) 보조코치와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아이들 개개인의 성격과 특성을 고려해서 지도하려고 애쓴다고.
이런 코치진의 관심과 배려 덕분인지 한층 쌀쌀해진 날씨에도 훈련 시간 한 번 어기지 않고 꼬박꼬박 훈련을 하고 있는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 단원들. 지난 8월에 열린 ‘2011년 여자어린이 풋볼클럽 챌린지 대회’에 참가한 이후로는 ‘다음에 언제 또 대회 나가느냐’며 대회 출전에 열의를 보이는가 하면 더 열성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 우리나라 여자 축구 등록선수는 남자 등록 선수의 1/16 수준. 지난해 20세 이하, 17세 이하 여자축구 대표팀의 선전으로 예전에 비해 각계의 관심은 더해졌지만 아직도 부족한 실정.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을 비롯해 더 많은 유소녀 축구클럽 창단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 5월 창단식 모습.
|
잠깐 동안의 휴식 시간에 ‘코치 선생님~’을 부르며 두 코치 앞에 모여 조잘대는 아이들, 훈련 끝나고 붕어빵을 먹자고 조르다가도 호각 소리에 다시금 공을 향해 집중하는 모습에서 미래의 한국 여자축구 스타가 보이는 듯 하다.
12월까지 월평초등학교에서 훈련을 할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 유소녀 축구에 대한 관심이 지속돼서 더 많은 유소녀 축구클럽이 생기고, 그렇게 한국 여자 축구의 저변이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은?
문화체육관광부의 13세 이하 초등학교 여자어린이 축구교실 활성화 방안에 힘입어 올해 최초로 전국 16개 축구교실 지원 사업이 시작됐고, 대전에서는 서구가 선정되면서 지난 5월 26일 창단식을 갖고 ‘서구FC 유소녀 축구클럽’이 힘찬 발걸음을 떼었다.
홍기선 수석코치와 석현희 보조코치의 지도 아래 고정 멤버 15명의 단원들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월평초등학교 인조잔디구정에서 훈련하고 있으며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한국 여자축구의 아름다운 비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