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토해양부가 권고해 정책적 배려가 있을 것으로만 믿고 '자기부상열차'를 고집해 왔던 대전시로서는 행정 신뢰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2일 기획재정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말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계획'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국토부에 신청하면서 차종은 '자기부상열차'로, 건설방식은 '고가'로 했었다. 이후 '도시철도 2호선'은 국토부에서 기재부로 넘겨져 예타조사 대상사업 선정을 위한 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자기부상열차'의 국내 검증사례가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기재부는 현재 '자기부상열차'는 시범노선 건설단계에 불과하고 경제성, 사회편익, 안전성 등의 측면에서 검증된 사례가 없어 예타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시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달 20일 공문을 통해 '도시철도 2호선'의 차종을 '자기부상열차'에서 '모노레일'로 바꿔, 신청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기재부의 재정투자 자문회의에서도 도시철도 2호선은 '모노레일'로 예타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었다.
차종을 변경하면서 총 사업비(진잠~유성네거리, 28.6㎞)는 1조 4572억원에서 1조2770억원으로 12.4%(1802억원) 줄었다.
문제는 예타 통과 후 차종을 바꾸는 것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사업비의 20% 범위 내에서 예타조사 없이 차종 변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 타당성심사과 관계자는 “'자기부상열차'는 국내 사례도 없고 인천에서 시범사업으로만 추진 중이어서 타당성 검증이 어렵다는 의견을 시에 전달했다”면서 “향후 '자기부상열차'의 관련 자료가 축적되면 총사업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예타없이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기재부 예타대상 선정과정에서 철도사업 축소 움직임이 있어 차종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유세종 시 교통건설국장은 “지난달 18일 기재부 제2차관 면담 때 자기부상열차는 시범노선 건설단계로 경제성 검증이 어렵고 모노레일보다 사업비가 높아 대상사업 선정에 불리하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국토부와 충분히 협의됐다고 판단했으나 자기부상열차 차종이 문제가 돼 예타조사가 어렵다면 모노레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유 국장은 이어 “자기부상열차와 모노레일 중 어떤 차종으로 예타를 받는다 해도 그 차종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계획과 설계단계까지 시간을 갖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