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은 제63주년 '과학수사의 날'이다. 완전범죄를 꿈꾸며 말끔히(?) 치운 범죄현장에서 실낱같은 단서를 찾으려고 눈을 부릅뜨는 사람들이 있다. 잠을 자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사건이 터지면 현장 보존을 위해 가장 먼저 뛰어가야 한다.
이들은 바로 '충청판 CSI'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다. '과학수사의 날'을 앞두고 충남청 베테랑 요원과 대전청 새내기 요원으로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아산경찰서 과학수사팀장 임용순(54) 경위.
임 경위는 1991년부터 20년째 과학수사와 동고동락한 충남경찰 과학수사의 산 증인이다.
▲ 아산경찰서 과학수사팀장 임용순 |
지문, 족 흔적, DNA 등 과학수사 모든 업무가 임 팀장 손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동료들은 그에게 '걸어다니는 과학수사 백과사전'이라는 애칭까지 붙여줬다.
20년을 사건 현장에서 보내다 보니 임 팀장의 손을 거쳐 해결된 사건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 8월 20일 아산시 신창면 대학가 원룸에서 발생한 외국인 강간사건이 대표적이다.
목격자나 CCTV가 없어 자칫 미궁으로 빠질 수 있던 사건을 해결한 것은 임 팀장의 끈기였다. 그는 유일한 단서였던 밀가루 반죽 밀대를 형광분말법, 요오드법 등 과학수사 기법을 총동원해 지문채취에 성공, 피의자 검거에 일등공신이 됐다.
임 경위는 “과학수사와 함께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며 “대부분 시간을 사건현장에서 보내다 보니 가족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모든 수사가 증거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과학수사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충남청에 베테랑이 있다면 대전청에는 당찬 새내기 요원이 눈에 띈다. 대전경찰 최초의 여성 감식요원인 둔산경찰서 과학수사팀 김옥순(31) 경장.
▲ 경위와 둔산경찰서 과학수사팀 김옥순 경장. |
지난해 12월 서구 갈마동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경우 방화로 증거 대부분이 사라진 상황에서도 김 경장은 용의자의 지문과 유전자를 채취, 사건 해결의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녀는 공직생활 중에도 과학수사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자기계발에도 열심이어서 동료들 사이에 '억순이'로 통한다.
김 경장은 “향후 유능한 수사관이 되는 것이 꿈으로 과학수사에 대한 자격증을 더 취득해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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