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단 최대 위기의 대전 (총괄)
2. 미완의 유상철 호
3. 대전의 위기와 기회
대전시티즌은 올 시즌 6승9무15패, 승률 31.4%를 기록했다.
5승7무 16패를 기록하며 지난해 15개 구단 가운데 13위를 차지한 대전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를 냈다. 하위권 성적 뿐만 아니라 얇은 선수층, 불안한 수비, 완성도 높지 않은 공격 등 대전이 올시즌 보여준 모습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일들은 2007년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으며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빌딩 악순환 '만년꼴찌'=대전의 고질적인 문제는 잦은 감독 교체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07년 10승7무9패로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창단 처음으로 6강에 진출한 이후 대전은 지난 4년간 3명의 감독이 교체됐다.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새로운 선수 영입과 방출 등을 통해 대전을 색깔 있는 팀으로 만드는 도중에 옷을 벗는 일이 발생, 대전은 매년 '리빌딩' 아닌 '리빌딩'을 해야 했다.
제대로 된 팀의 색깔을 내기도 전에 대전의 감독은 성적이나 경기력 때문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 중도하차했고, 선수단은 '헤쳐모여' 식의 구성이 반복됐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대전은 매년 신생팀이나 다름없는 전력으로 만년 꼴찌후보로 꼽혔고, 성적은 예상대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도 이런 악몽은 어김없이 재연됐다.
올 시즌 대전은 감독 2년차에 접어든 왕선재 감독이 표방한 '실리축구'로 리그 초반 1위에 올라서며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 잡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조작 사건이 대전의 발목을 잡았다.
왕선재 감독이 경질되고 9명의 선수는 방출되고 선수단의 사기는 곤두박질 쳤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대전은 승부조작 혐의로 9명의 선수가 방출되면서 베스트 11을 꾸리기도 어려워졌다.
쑥대밭이 된 선수들의 사기는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돼 지난 7월 9일 포항에 0-7로 패하며, 1997년 창단 이후 최다 실점 패배의 굴욕을 겪었다. 이어 열린 7월 16일 경남과의 경기에서도 1-7패 등 '7실점' 팀으로 불려야 했다.
▲유상철, 절반의 성공=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유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40대 젊은 피, 초보감독인 유상철 감독은 여름 이적시작을 통해 급한 대로 선수들을 영입하며 베스트 11을 꾸렸고, 3개월 동안 3승 3무 6패의 성적을 거두며 시즌을 마감했다.
3개월은 팀을 바꾸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승부조작, 감독 해임 등으로 쑥대밭이 된 선수단을 추스르고, 선수들에 프로 정신을 강조했다.
유상철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광주전 1-0승리를 거둔 뒤 “짧은 기간 동안 선수들이 어느 정도 분위기라든지 침체됐던 팀 분위기에서 빠져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 선수들이 프로답게 경기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지난 3개월을 긍정적인 시간으로 평가했다.
취임 후 입버릇처럼 '내년 시즌이 중요하다'고 말해온 유상철 감독이 2013년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해서는 팀의 리빌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드러난 얇은 선수층 문제와 쉽게 지지 않는 조직력 완성, 킬러부재 등 대전의 고질적인 문제를 떠안게 됐다.
살아남기 위해 유상철식 리빌딩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전이 과연 내년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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