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적발 위주의 감사와는 달리 사후감사를 대하는 마인드부터 달라져야 한다. '일상감사' 개념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실무 부서에서 미리 판단을 구해 위법성과 낭비적 요소를 막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나아가 처리계획의 적정 여부에 만족하지 말고 사업방향을 수정하는 단계로까지 가야 한다.
적법성과 효율성은 사전감사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를 통해 내부 부조리 및 비리 등 문제발생 요인을 차단해 업무 전반의 투명성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적어도 이 제도를 적용한 사업에서는 잘못된 예산 집행으로 재정 손실을 끼치고 행정 신뢰를 상실하는 사례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사후감사로는 시정이나 치유가 어려운 정책 집행과 계약, 예산 관리가 결정 이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정확한 산출 근거 없이 주먹구구로 집행되는 보조사업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가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사전 적정성 검토와 함께 철저한 사후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보다 더 예산 절감 효과를 보려면 중간검사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확대된 주요 정책은 사업비와 보조금 액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주요 정책 등 예방적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재량껏 사전감사를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고 창의적 업무 처리를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후의 잘못에 대한 면피성이 되어서도 안 된다.
이와 관련해 행정과 재정, 인사에 대한 감사 프로그램을 전산화해 가동한 경기도의 상시모니터링 감사시스템은 참고할 만하다. 공기업에 대한 사전예비감사제를 도입한 부산의 사례도 괜찮다. 시행 과정에서 문제점을 개선해 파급효과가 시정 전반과 시민생활에 미칠 정도가 돼야 한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도 고치는' 좋은 제도로 정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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