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농협과 하나은행과 달리, 수주전에 뛰어든 나머지 시중은행의 판세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일부에선 특정은행 유리설과 심사위원 접촉설까지 나올 정도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3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번 주 충남도금고 심의, 선정을 앞두고 곳곳에서 각종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 도금고 수주전에 뛰어든 곳은 농협중앙회와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모두 5곳이다.
충남도는 이번 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 도 간부와 도의원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된다. 구성되자마자, 당일 비공개로 심사와 평가에 착수해 도금고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가 항목은 대내ㆍ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전성(35점), 주민 편의성(19점), 도 대출·예금금리(18점), 금고 업무 수행관리 능력(18점), 지역 사회 기여·도 협력사업 추진능력(10점) 등이다.
이 중 현재 1금고(일반회계 3조7528억원)를 맡은 농협이 1금고에 다시 선정된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3금고인 하나은행은 2금고(특별회계 6663억원) 또는 3금고(기금회계 2440억원) 중 한 곳을 맡을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때문에 경쟁이 가장 심한 곳은 우리와 신한, 국민은행 등이다.
이들 3곳은 농협과 하나은행의 수주 가능성이 큰 금고를 제외한 나머지 금고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A 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모 은행은 전국에서 맡은 자치단체 금고가 없을 정도로 관심이 없다는 얘기가 있다”며 “관심도 없으면서 참가한 건 자치단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 관계자는 어떤 은행은 대규모 축제 때 표만 몇 장 사줄 정도라며 “'어차피 유력한 은행이 없는데, 손해볼 일은 없는 것 아니냐'는 그쪽 은행 직원의 말을 듣기도 했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3개 은행의 능력은 충분하지만, 지역사회 기여 등이 상당히 취약하다 보니 유언비어까지 나도는 것 같다”며 “돈을 얼마나 내놓을지가 아니라,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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