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대덕구 오정동 ‘대덕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는 매월 둘째·넷째 토요일이면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모이세다문화가족어린이합창단(이하 모이세합창단)’이 토요일 오전 수업이 없는 날이면 센터에 나와 합창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 서로 다른 문화, 다른 언어를 갖고 있지만 이제는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 하나된 마음으로 노래하는 '모이세합창단'. 합창단 활동이후 이주여성들 뿐만 아니라 다소 산만했던 아이들도 노래 연습에 몰두하면서 하나씩 작지만 큰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
다문화어린이합창단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센터 측의 아이디어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흔쾌히 후원을 약속했고, 때마침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던 TJB교향악단의 임경원 악장이 합창단장으로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모이세합창단’ 창단이 급물살을 탔다.
어떻게 하면 합창단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를 논의한 끝에 어린이합창단보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가족합창단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진 이후, 센터 관계자들은 관내 다문화가족 가운데 합창단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았다.
“처음엔 합창단원 모으기도 힘들었지요. 그런데 연습 기간이 늘어날수록 점차 합창 연습에 열의를 갖기도 하고, 엄마나 아이들의 표정도 더 밝아지는 걸 보게 됐습니다.”
지난 몇 개월의 변화가 정말 기적 같다고 말하는 센터 관계자들. 이들 뿐만 아니라 임 단장을 비롯해 합창단의 지휘를 맡고 있는 박유진씨도, 반주를 맡은 김소화씨도 합창단원들의 눈부신 변화가 놀랍다고 한다.
발성 연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임 단장은 “한 번, 두 번 무대에 설 때마다 실력도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고, 하고자 하는 열의도 대단해졌다”고 말한다.
지난 5월, 창단 두 달만에 참가한 제1회 전국다문화가족합창대회에서는 ‘첫 참가 대회에서 입상’이라는 쾌거도 이뤘다. 70여개 참가팀 가운데 12팀 안에 들어 입상한 것이다. 처음으로 선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은 합창단원들은 ‘다음엔 언제 또 대회 나가느냐’고 물으며 합창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고.
그리고 지난 7월 몽산포로 여름캠프를 갖다 온 ‘모이세합창단’은 이전보다 더 끈끈한 동료애, 가족애로 뭉쳐 더 멋지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위해 열심이다.
임 단장은 “서로 다른 나라,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 부를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모두가 하나 되는 마음으로 함께 하니 자신감도 생겼고, 단원들 뿐만 아니라 저도 그렇고, 지휘자 선생님, 반주 선생님, 또 센터 관계자분들도 모두 행복해하고, 또 감사해 하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 서서 인정도 받고, 아름다운 노래와 멋진 하모니로 봉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노래에 실어보는 모이세합창단, 이들의 노랫소리가 더 널리 퍼질 그 날이 기대된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모이세다문화가족어린이합창단은?
대전시 각 구에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대덕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합창단으로 36명의 단원으로 이루어져있다. 지난 3월 창단 이래, 5월 수원에서 열린 제 1회 전국다문화가족합창대회에서 입상했고, 9월 대전시청에서 열린 다문화화합한마당에서 초청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또 지난 16일 보리수 예술단이 주최한 제4회 대전충남 사랑 다문화 국제페스티벌에서는 당당히 금상을 수상하며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에 대한 편견을 벽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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