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민]4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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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민]4형제

[중도프리즘]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 승인 2011-10-27 14:13
  • 신문게재 2011-10-28 21면
  • 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 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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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민 우송정보대 외래교수
옛날 어느 농촌에 가난하지만 사이좋기로 소문난 4형제가 살고 있었다. 농촌에서 계속 살아봤자 가난을 면할 길이 없다고 판단한 4형제는 농촌을 탈출하여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기로 결심하였다.

첫째 형은 서울로 올라와서 식당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몸도 건강하고 무척 부지런해서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식당주인은 맏형을 신임하여 모든 주방 일을 맡기고 자신의 비법까지 전수해 주었으며 매사에 모든 일을 성실하게 일한 덕분에 마침내 일류 주방장이 되었고 그는 드디어 독립해서 식당을 개업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끊임없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식당은 날로 번창했고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고객들로부터 명성을 얻게 되었다.

형의 뒤를 이어 상경한 둘째 동생은 야채 전문 가게에서 일을 하며 열심히 근무하였다. 그러던 중 형이 독립해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채소를 납품해도 월급쟁이 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형만 믿고 독립을 하기로 결심 하였다.

그리고 셋째 동생은 서울에 올라와서 정육점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동생은 열심히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하던 중, 둘째 형이 독립해서 맏형 식당에 야채를 납품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독립해서 형이 운영하는 식당에 쇠고기 및 돼지고기를 납품 하면 주인눈치 안보고 간섭 받지 않고 편하게 생활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독립하게 되었다.

얼마 후 막내 동생은 서울에 올라와서 보니 형들이 각각 독립해서 큰 형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납품 하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 고민 하던 중 본인은 각종 생선을 취급하는 생선전문점에 취직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상경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저축한 돈도 별로 없어 독립해서 점포를 운영하기는 불가능 하였다. 그래서 생선가게 주인과 별도로 계산한다는 조건으로 반독립해서 형의 식당에 생선을 납품하기로 결정 하였다.

맏형의 입장에서 보니 동생들이 다 같이 시골에서 올라와 고생하던 끝에 다들 독립해서 각자 본인의 점포를 하나씩 차리고 있는 것이 대견해 보였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게만 보였다. 어차피 남의 가게에서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보다 동생들 것을 사주면 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자신도 믿을 수 있어 좋고 더욱이 동생들이 돈을 그냥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왕 사들일 재료라면 남들과 같은 조건으로 사달라는 것이었다.

한편 동생들은 형의 식당에만 납품해도 일정량의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신규거래처를 개척하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개발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매일 아침 도매시장에 나가 일정의 마진만 붙여 납품만 하면 생계를 유지 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아무 걱정이 없었다.

그러던 중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이 운영하는 식당의 주방에서 불평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달리 배달 약속시간이 잘 안 지켜지고 야채의 신선도가 점점 떨어지며 가격도 다른 거래처 보다 비싸다는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럴 때마다, 형은 주방 사람들이 본인들이 직접 구매하면 조금의 용돈이라도 생길텐데 그것이 안 되니까 나오는 불평불만으로 생각을 하였다. 원재료 가격이 점차 오르게 됨에 따라 음식가격도 인상하게 되었고 식재료의 품질도 떨어짐에 따라 그 높았던 명성도 차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단골고객도 차츰 줄기 시작하여 급기야는 집세도 밀리고 세금도 밀리게 되며 직원들의 급여까지 밀리게 되었다. 동생들은 형이 운영하는 식당만 믿고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결국 세 동생들도 같이 점포 문을 닫게 되는 비극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일가의 비극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우리는 너무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믿고 의지하려는 경향이 많이 있는데 너무 믿고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영원히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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