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6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사진 왼쪽>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사실상 패배가 확실시 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선거캠프에서 소감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렸던 10·26 재보궐 선거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충청권의 정치 풍향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일단 선거 결과에서는 한나라당이 충청권 최대 승부처였던 서산시장 재선거에서 신승을 거두는 동시에 충주시장 재선거에서 압승함에 따라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산시장 재선거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 3당이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이는 3당이 경쟁하는 충청권의 특수한 정치지형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충청권은 내년 총선에서도 3당의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당초 다소간의 열세가 예상됐던 서산시장 재선거에서 일단 박근혜 전 대표의 막판 선거 지원에 힘입어 판세 역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또 차성남 후보가 자유선진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하면서 선진당 지지층이 이탈한 것도 최종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은 충청권 2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리, 민심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의 온전한 우위를 장담할 만한 결과는 아니다.
민주당은 충남도의원 선거와 보은군 의원 선거에서 승리했고, 서산시장 선거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내주지는 않았다.
충남 3곳의 선거에만 후보를 낸 자유선진당은 당진군의원 선거 승리에 만족해야 했지만, 서산시장 선거에서 막판까지 한나라당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결과적으로는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지만, 무소속 후보와의 표 분산으로 선거 초반 고전이 예상됐던 것에 비춰보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흐름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충청권 재보선 결과는 지역 정치권의 기존 지형을 크게 흔들만한 결과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전국적 관심사였던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요동칠 정치권 전체의 구도 변화가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여당과 무소속 후보 간 사상 초유의 대결 속에서 사실상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음에 따라 기존 정치 구조의 균열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기성 정당 내부의 변화와 쇄신 요구가 거세질 수 있으며,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 표출, 향후 총선과 대선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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