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세종시 민간 분양 시장 열기에서 확인되고 있다.
26일 행복도시건설청이 제공한 대우 푸르지오 청약현황을 보면, 전체 1503명의 중앙 공무원 당첨자 중 내년 이전 대상 기관 종사자 수는 552명(약 35.6%)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국토해양부가 156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획재정부(147명)와 농림수산식품부(105명), 환경부(68명), 공정거래위(39명), 국무총리실(37명)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의 이전 시기와 종사자들의 이주 시기간 불일치에서 찾을 수 있다. 6개 기관의 이전 시기는 내년 말인 반면, 푸르지오 입주 시기는 2013년 말에서 2014년 6월까지로 최대 1년6개월의 격차가 발생한다.
이 같은 상황은 앞서 마감한 첫마을 1단계 공공임대 청약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체 660세대 중 중앙 공무원에게 배정된 물량은 모두 498세대였지만, 내년 이주 대상 공무원 중 청약자는 65세대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1순위 청약 특혜가 부여됐지만,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27일부터 2단계 아파트에 대한 공무원 1순위(2012년 이주 대상자 중 무주택자) 청약이 시작되지만, 반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702세대의 70% 배정물량인 491세대를 놓고, 얼마나 청약이 이뤄질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내년 이주 대상 4100여 명 중 세종시 내 조기 안착이 가능한 인원은 기존의 첫마을 1·2단계 아파트 계약자 807명을 포함해 최대 1000여 명 수준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논란과 삼성과 현대 등 대형 민간건설사의 사업참여 지연이 가져온 결과로 해석된다.
하반기 물량 중 내년 즉시 입주가능 주택이 첫마을 공공임대 아파트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또 행복도시건설청과 LH가 그동안 공무원 조기 정착을 위해 마련한 특단의 대책도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셈이 됐다. 특별배정률 70%, 내년 이주 대상 기관 종사자 1순위 부여 등이 대표적인 혜택이다.
결국 일각에서는 향후 기관 이전 시기와 이주 시기가 1년 이상 차이나는 분양 주택의 경우, 청약 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보다 강화된 이주 대상 공무원 지원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 달리 민간 분양 열기가 첫마을 공공임대 등 공공 부문을 크게 앞질렀다”며 “중앙 공무원들도 이왕 이주할 바에야 임대보다는 분양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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