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시비 11억 원이 지원된 '대전예술회관'은 중구 선화동에 있는 건물 806㎡(약 244평)를 임대해 마련됐다. 하지만, 문화인들의 화합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된 '대전예술회관'이 도리어 공염불에 그칠 상황에 처했다.
특정 단체 편파지원으로 예산 책정 때부터 말이 많던 대전 예술회관이 결국 대전예총 산하 10개 단체만 사무공간에 입주하는 것으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조성칠 대전·충남 민예총 사무처장은 “애초부터 대전예총을 위한 공간으로 예산이 편파지원됐고 이외의 단체는 배제됐었다”고 말했다.
예술회관 예산 책정 당시부터 대전시가 모든 예술단체의 사무·창작공간을 마련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협의 없이 대전예총 산하 10개 협회만 입주대상으로 정했다는 것.
조 사무처장은 “뒤늦게 문화재단으로부터 입주의사를 묻는 공문이 왔지만, 연합단체인 민예총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며 “최소한 대전예총에 준하는 민예총 산하 8개 단체의 사무공간이 모두 확보되지 않아 입주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대전예술회관 사업을 담당한 대전문화재단 측은 “예술회관 건립은 대전예총의 50년 숙원사업으로 예총 산하 10개 단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대전예총이 대전예술회관 건립을 이끌어 냈다는 뜻이다.
재단 관계자는 “공간이 협소해 중앙에 협회를 두고 지회성격을 가진 공신력 있는 예술단체로 입주를 한정했다”며 “민예총 측이 산하 8개 단체의 사무공간이 모두 확보가 되지 않으면 입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대전예총 산하 10개 단체만 입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쉽다'는 게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두 단체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대전예술회관 입주와 관련 대전예총과 대전·충남 민예총 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에 안타까움을 보였다.
대전예술회관에 단체들이 입주하기까지 조정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전시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지역 예술계 한 인사는 “시민의 혈세로 지원되는 대전예술회관은 지역 문화예술인 모두의 공간”이라며 “대전시는 대전예총과 대전·충남 민예총 뿐만 아니라 두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지역예술인도 소외되지 않도록 예술회관을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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