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어떻게 나야 하나?”
겨울이 오기도 전에 대전시티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승강제에 대비 선수보강문제도 시급한 일이지만 대전시티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낡은 숙소문제다.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계룡직업전문학교 건물이 노후화돼 겨울이면 연례행사처럼 낡은 배관이 터지거나 동파돼 보일러 가동을 못하고 수돗물마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씻을 곳도 잘 곳도 없는 선수들은 배관 동파와 보일러 고장, 침수로 인한 단전이 되면 보따리를 싸, 호텔과 모텔로 전전하는 생활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겨울이 되기도 전인 지난 20일,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가 터져, 숙소 천장으로 물이 새는 난리를 겪은 터라 대전시티즌 선수들은 '올겨울에는 언제 짐을 싸야 하나'하는 고민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배관 동파로 올해 초에만 3번이나 짐을 쌌다.
지난해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날에도 숙소 보일러 배관이 동파돼, 추위에 떨던 선수들은 결국 호텔에서 묵어야 했다.
겨울철 동파만이 문제가 아니다.
노후화된 건물은 균열이 심각해 여름에는 지하 전기실 침수로 단전되는 일이 자주 발생, 선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지난해 FA컵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전기실이 침수, 단전과 단수로 선수들은 씻기 위해 인근 32사단 면회시설인 백룡회관을 찾아 1000원씩 내고 단체로 샤워했다.
화장실마저 사용할 수 없는 선수들은 단체로 32사단 백룡회관 화장실을 가는 코미디 같은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
노후화된 계룡직업전문학교 건물 외벽 균열과 각 층 누수 등으로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 클럽하우스라 불리기 민망할 정도.
매년 배관 및 전기·보일러 수리비용으로 2000만~3000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대전시티즌은 낡은 배관을 모두 교체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배관을 고치느니 건물을 새로 짓는 게 낫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전면 리모델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클럽하우스가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재충전할 수 있는 휴식 및 숙식공간이어야 함에도 대전은 15년간 떠돌이 생활을 하며 집 없는 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서포터인 김모씨는 “15년 대전시티즌의 숙원사업은 전용연습구장과 클럽하우스 건립이다. 다행히 전용연습구장인 덕암축구장이 조만간 건립될 예정이어서 15년간 해 온 동냥훈련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인 클럽하우스도 가시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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