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장애학생 비하·폭행”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교수가 장애학생 비하·폭행”

나사렛대 학생 의혹제기… 대학측 해명없이 조사종결 논란

  • 승인 2011-10-25 17:12
  • 신문게재 2011-10-26 5면
  • 천안=맹창호 기자천안=맹창호 기자
재활복지 특성화 대학인 천안 나사렛대학교의 일부 교수가 장애인 대학생들에게 폭언과 폭행, 성희롱 의혹은 물론 강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학생들의 진정으로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대학 측은 장애대학생과 장애인단체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진정 받고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의혹 대부분을 덮어버려 철저한 진실규명과 이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요구된다.

25일 충남농아인협회와 나사렛대 장애학생들에 따르면 이 대학 Y교수가 수업 등 교육의무 이행하지 않고 청각장애인을 비하하거나 폭행하는 등 장애인 대학생들이 수업권과 인권을 침해당하자 학교 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피해 학생들은 농아인협회와의 상담과 학교 진상조사에서 “Y 교수가 2010년 1학기 15주간의 전공수업 대부분을 수화통역사에게 일임하고는 아예 강의실에 나타나지 않는 등 교육의무를 불이행해 수업권 피해를 받았다”며 “월, 화, 목요일 수업을 월요일과 화요일만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Y 교수가 수업시간에 자신이 주관하는 학술제 등에 참가자가 적다는 이유로 장애인 학생들의 수업을 중단시키고 강당으로 동원해 학습권을 박탈당했다”며 “심지어 다른 교수가 수업하는 도중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수업이나 각종 행사장에서의 장애인 비하 발언도 장애 학생들의 분노를 샀다. 장애인 대학생들은 “Y교수가 수업중에 질문을 하거나 보충설명을 요구하면 '무식하다'고 면박을 주는 등 제대로 수업을 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며 “세미나에 참석한 통역사에게 '농인들은 말해도 잘모를테니까 대충 통역하라'는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수시로 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장애학생들은 Y 교수의 장애인 폭행과 성희롱 의혹도 제기했는데 “출품작을 제작하던 장애학생의 엉덩이를 발로 때려 넘어트리거나 여학생의 팔뚝 안쪽을 꼬집어 수치심을 느끼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나사렛대 장애 학생들은 이 같은 피해를 충남 농아인협회에 남학생 1명과 여학생 2명이 대표로 상담을 통해 알렸으며 협회는 대학 측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나사렛대는 교수와 학생들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의 공문으로 이를 덮어버렸다.

대학 측은 더욱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장애 학생들이 제기한 의혹 대부분을 확인했지만, 부당한 수업회피와 장애인 비하, 폭행, 성희롱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조사를 종결지었다.

이에 대해 Y 교수는 기자와의 이메일 답변을 통해 “이미 학교측에 대부분의 의혹이 오해에서 빚어진 것임을 밝히는 소명의견서를 제출했고 관련 학생들과도 합의를 한 상태에서 원만히 지내고 있는데 이 같은 의혹이 다시 주장되는 것은 의문”이라며 “장애학생에 대한 비하발언, 폭행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나사렛대학 관계자는 “당시 진상조사가 이뤄져 장애학생들에게 폭행과 장애인비하발언 수업 미참석 등의 내용을 확인했지만 학생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 이를 넘겼다”며“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이상 진상을 철저히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