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고속화道 '세금폭탄'까지

130억엔 재차입 앞두고 소득세 74억원 부과돼 市 연말까지 연장요청

대전시가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엔화 차입금 130억엔의 재차입 시기가 코앞에 다가온 데다 이번엔 수십억원대 세금이 부과돼 이를 대신 내줘야 할 형편에 놓였기 때문이다.

24일 대전시에 따르면 2001년 천변도시고속화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일본에서 차입한 엔화 130억엔의 채권이 내달 15일 기간이 만료된다. 엔화 차입금 주 채무자는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주)이고, 대전시는 보증을 맡았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부터 재차입이나 지방채 발행 등 두 가지를 검토해 왔고, 엔화 채권을 발행해 재차입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유럽의 금융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130억엔의 채권 발행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엔화로 채권발행이 안 될 경우 원화로 일시 상환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지만,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실제로 2001년 130억엔을 원화로 환전할 경우 1380억원이었으나 현재는 1700억원으로 320억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한다. 결국, 시가 엔화 재차입을 하더라도 '빚을 내서 빚 갚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천변도시고속화도로(주)는 도로 통행량의 부족 등으로 매년 재정 적자를 겪고 있다.

시가 200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교통위험부담금'이라는 명목으로 천변고속화도로(주)에 지원한 예산은 342억원에 이른다. 매년 50억~60억원이 지원됐고, 올해에도 63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74억원의 '세금폭탄'을 맞았다. 국세청은 천변고속화도로(주)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며 74억원의 소득세를 이달 말까지 내도록 고지서를 발부했다. 납부기한을 넘길 경우 내달부터 6000만원 가량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국세청은 천변고속화도로(주) 측이 차입금 이자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아일랜드에 명목 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이자만 송금해 왔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국세청은 론스타의 역외자금 유출 문제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이번 건의 조사를 벌였고 회사 측에서 소명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부과된 세금도 지급보증을 선 대전시가 대신 내줘야 해 이래저래 골치를 앓고 있다.

시는 일단 이달말까지인 납부기간을 연말까지 유예하는 것을 요청한 상태다. 전체 금액 중 58억원은 시가 지원하고 가산세 부분은 회사측에서 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엔화 재차입을 해야 하지만, 유럽 금융위기로 투자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아 채권발행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74억원의 소득세는 연말까지 기간연장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