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하반기들어 한국철도시설공단, 코레일, 코레일 자회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감사원 및 자체 감사 결과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법인카드를 제멋대로 쓰거나 연구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출장 등 객관적 증명없이 공휴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하거나 사적인 식사비나 입장권 구입을 법인카드로 사용해 오다 자체 감사에 적발됐다.
업무 추진비의 접대 상대방을 기재하지 않아 어떤 용도로 카드를 썼는지도 알 수 없었다. 공단은 만찬비용 174만5000원을 4회에 걸쳐 1회당 50만원 미만으로 결제하고 성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일부 직원들은 일과중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거나 근태 처리를 소홀하게 하는 등 복무 기강이 해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은 지난 7월 복무·직무 전반에 대한 기동 감찰을 한 결과, 31건에 모두 63명에 대한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경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코레일 직원은 평일에 근무지를 이탈해 수시로 강원랜드 카지노에 드나들다가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코레일공항철도㈜는 2009년 국토해양부와의 협약에서 약정한 직급별 인건비 대비 123~154%를 지급하는 등 총 50억5000여만원의 인건비를 과다 지급했다. 코레일네트웍스㈜도 2008년 14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는데도 격려금 1억1000여만원을 지급하는 등 격려금 지급 기준도 없이 최근 3년간 4억7000여만원의 명절 격려금 등을 지급했다.
나로호 발사 실패로 국민적 눈총을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항우연은 위성정보 수익금 1억540여만원을 간접비로 편성해 집행하다가 교과부 감사에 적발된 것을 비롯해 모두 23건의 부당 업무 행위가 감사에서 지적됐다. 이 중 9건이 연구비와 관련된 부적정한 집행이 문제가 돼 관련자가 징계 처분을 받았다.
KAIST 서남표 총장과 교수협간의 언제 끝날지 모를 내홍도 지역 사회에선 실종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KAIST가 대내외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으나 해결책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주인없는 공공기관에서 나타나는 부패의 흔적이 우리 지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적발 내역에 대해선 엄한 처벌과 형사 고발 등의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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