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교육과학기술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민감한 사안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등을 비교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일부 학교는 주변 학교의 성적 파악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수소문하는 등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20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시행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이달 초 일선 학교에 배부됐다. 애초 지난달 말 배부될 예정이었지만 대전과 충남, 전남, 제주 등지에서 초등학교 6학년 성적표에 오류가 발생, 재 인쇄해 배부함에 따라 계획보다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각 학교에 성적표가 배부됐지만 학교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 대한 정보는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을수록 '공부 못하는 학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 A초등학교 관계자는 “성적표가 배부됨과 동시에 우수, 보통, 미달 등에 대한 통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민감할 수 있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 대한 대책까지 세우고 있다”며 “다음달 교과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학교마다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학교정보공시사이트인 '학교알리미'를 통해 학교간 성적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어느 수준인지 확인이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주변 학교와 비교가 되는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중학교 성적과 비교한 향상도까지 공시될 예정이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B고등학교 관계자는 “교과부는 학교의 서열화를 차단한다고 하지만 정보공시를 통해 학교의 서열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며 “전체 평균 성적은 높아도 자칫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높을 경우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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