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인 경찰은 가라. 소통하는 경찰이 온다.”
경찰이 태동한 지 66년이 지났다.
강산이 여섯 번 넘게 바뀌는 동안 그들도 많이 달라졌다. 권위적인 경찰은 대접을 못 받게 됐고 십중팔구가 어깨에 힘을 빼고 주민과 눈높이를 맞추려 한다. 그렇다고 시대의 큰 흐름인 '소통'을 실천하는 경찰을 찾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경찰 내부적으로도 소통 치안 구현 방법에 고민하고 있다.
▲ 이충순<사진 가운데> 양촌파출소장이 민원 현장에서 지역주민과 정답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자신의 고향에서 근무하는 이 소장은 크고 작은 동네 일이나 일손이 필요한 곳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거들기 일쑤다. 그는 동네 자율방범대와 함께 관내 불우한 이웃을 위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18년째 이어오고 있다. 또 파출소 옆 주민 사랑방을 주민과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을 5명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범죄예방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활용한다. 관내 차량에 외지 차량과 식별이 가능한 애향스티커를 부착, 농촌 빈집털이와 수확기 농축산물 절도를 예방하고 있다.
각종 민원현장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주민 고충을 듣고 묘안을 주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에게 이 소장은 단순한 경찰 그 이상의 존재다.
양촌면 여성자율방범대 고문 오순임(62)씨는 “동네에서는 주민 편에 서서 일하는 이 소장을 아들, 조카, 형님, 동생으로 부른다”며 “그만큼 (이 소장이) 주민들로부터 신뢰가 두텁고 살갑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며 치켜세웠다.
이 소장은 “고향이다 보니 부담도 많지만, 주민을 내 가족처럼 모실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니 행복할 뿐”이라며 “형식적이고 거창한 것보다는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사소한 것부터 찾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입문 26년째인 그는 “매년 경찰의 날이면 권위적이지 않고 주민을 위한 주민의 경찰로 남을 수 있게 해달라고 나 자신에게 다짐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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