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이틀만에 40대 산모 숨져

대전 종합병원서 호흡곤란 증세로… 유족 “의료사고” 법적대응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딸을 출산한 4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이틀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명백한 의료사고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경주에 살던 김모(43)씨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대전 모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딸을 출산했다.

이후 김씨는 맥박이 빨라지는 등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이 병원 병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상태가 악화돼 이틀 뒤인 16일 오전 5시 40분께 숨졌다.

유족들은 증세가 악화되는 산모를 의료진이 방치하면서 이같은 결과를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관계자는 “의료지식이 없는 보호자가 볼 때도 산모가 출산 후 제대로 호흡하지 못했다”며 “산모상태가 악화되면 호흡기 내과 등 전문분야 의료진이 제때 투입됐어야 하는 데 병원 측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산직후 산모 입 주변에 피가 묻어 있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는데도 병원 측은 호흡기 관련 정밀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며 “당시 전문 검사를 했더라면 산모가 숨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족은 “지병이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갔으며 병원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산모가 죽었다면 병원 측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 측은 김씨가 숨진 당일 “아이를 낳은 산모가 이틀 만에 죽었다. 원인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7일 사인규명을 위해 숨진 김씨를 부검했으며 향후 의료진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검사 등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오려면 일주일 이상 걸린다”며 “결과가 나오면 의료진 과실이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사태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유족 측이 사법적인 절차를 밟는 상황에서 의료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하기 부적절하다”며 “다만, 김씨의 부검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유족 측과 대화를 하겠다는게 병원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