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군과 대학의 소통과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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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군과 대학의 소통과 협력

[목요세평]김희수 건양대 총장

  • 승인 2011-10-19 14:13
  • 신문게재 2011-10-20 20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10월 초에는 국군의 날이 있어 늘 군 관련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우리 대학이 국방 분야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고, 3군 본부를 비롯하여 육군훈련소, 육군항공대학 등 우리 군의 중추시설들과 근접해 있는 관계로 해마다 몇몇 행사에는 참석할 기회를 갖곤 한다.

특히 계룡시가 군과 연계하여 집중 추진하고 있는 '군문화축제'는 군과 민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또한 평화 시군의 바람직한 역할 등에 관해 연구한다는 매우 의미깊은 행사로 9월초 학술세미나에 이어 10월 초에는 육군의 '지상군 페스티벌'과 함께 대대적인 축제형태로 운영되어 현장을 찾아온 수많은 민간인들에게 군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도 느끼게 하는 아주 특별한 행사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계룡시가 군과 연계하여 집중 추진하고 있는 '군문화축제'는 육군의 '지상군 페스티벌'과 함께 대대적인 축제 형태로 운영되어 군과 민간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군문화축제'는 계룡대 안의 넓은 비행기 활주로에서 개최되었는데 민간인들이 평소에는 근접하기조차 어려웠던 각종 신형 무기들이 전시되어 실제 탑승해보기도 하고 운용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또 병영훈련체험, 병영생활체험 등을 할 수 있게해 군에 대한 이해와 추억을 상기시키는 즐거움까지 더해 주는 것 같았다. 이번 행사에서 내 눈길을 끈 곳은 '국방마트' 행사장이었다. 국방과 관련된 각종 업체들이 지난 1년간 연구 개발해온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각종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었으며,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산업이 국방과 관계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 품목들은 첨단 무기나 장비를 비롯해 수백 가지여서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었다.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개인 장비 분야와 주방기기, 침구류 등이었다. 병원과 학교를 운영하다 보니 늘 먹는 문제와 잠자리 문제가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영양가 있고 위생적인 식사와 편한 잠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느냐 하는 나의 고민은 수십만명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군 지휘관들의 고민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회사에서 출품한 식기소독보관함, 군화살균건조소독기 등이 눈을 끌었다. 병사들의 식기를 태양광선보다 훨씬 강력한 살균력을 지닌 자외선 램프를 장착하여 건조시키고 보관한다는 것이었는데 식판의 청결·위생에 매우 좋을 듯했다. 또 군화살균건조기도 병원의 직원들이나 기숙사 학생들의 신발을 건조시키는 데 사용하면 건강에도 좋고 위생에도 좋을 듯 싶었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발열양말이었다. 양말에 가는 동선을 피복 코팅하여 충전식 배터리로 30 이상의 발 온도를 3시간 정도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다. 군에서 보초를 서거나 매복 작전을 나갈 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이 발 시림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양말은 획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겨울에 노점상을 하거나 거리에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군문화축제를 돌아보고 나니 1950년대와 60년대에 군생활을 했던 나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장병들의 안전과 건강을 배려한 여러 제품들의 수준이나 질도 그러하고, 많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수입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새삼 우리의 국력이나 국방력의 현 위치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방산업은 전투력과 경제력을 동시에 높이는 국가의 주요 기간산업이자 미래산업이라 할 수 있다. 대학으로 눈을 돌려도 의상학과, 디자인학과, 식품공학과, 기계공학과, IT학과 등 대부분의 학과들이 국방산업과 관련된 학문 분야가 없을 정도다. 내년부터는 우리 대학의 국방 관련 학과뿐만 아니라 유관 학과 학생들도 참관하게 하여 군과 민간 산업과의 밀접도가 얼마나 가까운지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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