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최대' 천억대 도박단 검거

충남경찰 운영자 등 7명 구속… 현장서 판돈 2억 압수

▲ 산 속에 도박장을 차리고 주부들을 끌어 모아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검거된 가운데 18일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충청권에서 최대 1000억원대(경찰 추정)에 달하는 도박장을 운영해온 도박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주부들을 대상으로 도박판을 운영한 최모(53)씨 등 7명을 도박 혐의로 구속했다. 도박에 참가한 김모(63)씨 등 48명 역시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판돈으로 운영됐던 2억원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께부터 지난 11일까지 옥천, 계룡, 신탄진 등 충남ㆍ북지역에 12곳에 달하는 도박장을 마련, 누적판돈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도박판을 운영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 등은 일명 꽁지돈이라고 하는 도박자금을 제공하겠다며 1일 최대 100여 명에 달하는 도박참여자를 차량으로 수송, 일명 '아도사키 도박'을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일명 '꽁지'5명이 1일 도박판에 각각 5000만원씩 도박자금을 제공하는 등 1일 판돈만 해도 2억5000만원에 달했다.

도박참가자 대부분이 주부들로 그릇된 한탕주의가 그대로 도박빚만 불렸다. 도박에 참가한 주부들은 100만원을 빌린 뒤 20만원 정도를 '꽁지 수수료'로 떼이고 판돈의 10%를 징수하는 방식에 1시간만에 수억원대의 빚을 지기도 했다.

도박빚을 진 주부들은 도박장을 나와서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도박자금을 빌려준 '꽁지'들이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집요하게 빚독촉을 하면서 가정이 파탄 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경찰조사에서 30억원에 달하는 도박빚을 진 것으로 알려진 A(68ㆍ여)씨는 지난해 10월께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도박장에 한번 발을 잘못 내디디면 도박장 시스템 상 빚을 질 수 밖에 없고 그때부터는 계속해서 늘어난 빚에 인생을 망칠 수가 있다”면서 “도박장에 끌어들이는 창고장이 고용한 지역의 도박 모집책을 주의해야 하며 유행처럼 번진 불법도박장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