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선 한국산학연 협회장·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한국전쟁 이후 지난 60년간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 성공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출현하게 되었고 대기업은 국가 경제성장 동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 무역대국 12위에 우뚝 올라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다.
그러나 조금 더 살펴보면 국가의 총생산액과 수출은 늘고 있으나 높은 청년실업률은 큰 변동이 없으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2만 달러 대에서 오랫동안 정체되어왔다. 이에 대한 결정적인 이유는 우리경제가 대기업에 대한 물적·질적 의존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대기업 의존적인 아닌 세계적인 강한 전문 중소기업이 다수 출현해 국가성장 동력 경제의 튼튼한 허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기업수로 보면 99%, 고용 인력 숫자로 87%를 점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여 높은 수준의 봉급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인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분 없이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고 보수가 맞으면 취업하는 선진화 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진화된 강한 전문기업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여 대기업과 동등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자기분야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많은 중소기업은 그동안 대기업의 1, 2차 공급자로서 중견기업으로는 성장했지만 독자적인 연구개발과 기술혁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대기업의 주문을 따라가기에도 바쁜 상황이었다. 미래의 국가 성장 동력 제품의 생산 공정 혁신을 이끌고 가기에는 여전히 많은 면에서 부족한 것이다. 부품소재 산업과 반도체 및 의료 장비 등 첨단장비 분야에서의 높은 대외의존도는 단적으로 이를 말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체 또한 대규모의 적절한 투자 및 생산성향상, 그리고 우수한 인재확보를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전문업체가 해주어야할 미래의 생산 전용장비, 부품소재 개발 분야까지 협력업체를 직접 도와주기에는 갈길 또한 멀다. 혁신 기술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봉급과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 없고 따라서 우수인력 확보의 지속적인 어려움과 중소기업 기피현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조기달성을 위해 상호간의 능력에 의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자연 생태계조성은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기술력부족-저부가가치 창출-매출이익 부족-우수인재 확보 어려움-기술혁신 능력 부족으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어야 한다. 악순환의 원인은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겉치레 및 학력 중시 풍토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단시간에 해결하기도 어렵다. 국민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인을 중시하는 제2의 새마을 운동과 같은 '강한중소기업으로 나라 살리기 운동'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중소기업부를 만들면 현재 지식경제부의 외청인 중소기업청의 위상이 높아지고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인을 위한 다양한 혁신정책에 대한 입법안의 직접 제출이 가능해진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동력산업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중심의 생태계 조성 및 신성장동력 산업정책을 주도하게 되고 여러 부처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소기업기술혁신 정책에 대한 종합 조정권한도 강화할 수 있다. 2011년 기준 국가 전체 R&D 예산의 10% 내외인 중소기업 연구개발자금 확대를 주도하고 중소기업 우수인재 육성과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입안 활동이 가능해진다.
앞으로 10년간은 중소기업부를 만들어 강소 전문기업 중심의 국가 산업정책을 주도할 것을 제안한다.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대기업 중심의 성장 동력산업과 함께 중소기업 중심의 성장 동력산업이 같은 수준으로 발전하게 되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는 자연스럽게 달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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