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실에 따르면 교과부 출범 이후 국장 또는 과장이 6명 이상 바뀐 자리(보직)는 모두 12곳인데, 이 가운데 과학기술 관련 보직이 10곳이었다.
10개 보직은 ▲융합기술과장 ▲핵융합지원팀장 ▲기초연구정책관 ▲전략기술개발관 ▲원자력국장 ▲우주개발과장 ▲연구환경안전과장 ▲방사선안전과장 ▲과기인재양성과장 ▲기초연구지원과장 등이다. 이 가운데 융합기술과장과 핵융합지원팀장의 경우 무려 7차례나 바뀌었다. 현정부들어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식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 3월 이후 최근까지 과기부 출신 과장급 이상 공무원 50명의 평균 인사발령 횟수는 무려 7.7회였다. 거의 6개월에 한 번꼴로 이동이 있었던 셈이다. 이들 가운데 고용휴직이나 파견 등의 형태로 교과부 이외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30명에 달했다. 심지어 같은 기간 두 번 이상 고용휴직이나 파견 발령을 받은 공무원도 9명이나 있었다.
또한 교과부 내 과학기술 관련 조직도 앙상하게 뼈만 남았다. 오는 26일 원자력 안전규제 독립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출범과 함께 현재 교과부 내 원자력안전국은 사라지고 46명의 국 직원들이 자리를 옮겨 '사무처'로서 위원회 실무를 맡게 된다. 원자력안전국이 빠지면 교과부는 원자력안전규제 관련 주무부처로서의 지위도 함께 잃게 된다.
교과부내 원자력 관련 조직이라고는 연구개발정책실 전략기술개발관 아래 원자력 연구·개발(R&D) 관련 원자력기술과(8명) 하나만 남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 3월 '국가 과학기술정책 관제탑'으로서 대통령 소속 국과위가 출범할 당시에도 그동안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해온 과학기술정책실을 해체하고 37명의 관련 인력을 국과위에 넘겨줬다.
결국 올해 들어서만 교과부 과학기술 관련 조직 가운데 1개 실이 해체되고, 1개 국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인력 규모가 83명(46+37)이나 줄어드는 셈이다. 동시에 기능 측면에서도 교과부는 과학기술정책 총괄 업무와 원자력안전규제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과 다름없다.
이상민 의원은 “국과위는 분명한 정책 기능 없이 예산 조정권만 갖고 있어 국과위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조직을 합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중심을 바로 잡으려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반드시 부총리급 장관을 두고 과학기술에 IT 분야까지 덧붙여 강력한 과학기술부를 부활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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