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측은 '용퇴 국면'을 벗어났지만, 후속 조치들이 적지 않아 여러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 총장 용퇴를 촉구하고 나섰던 교수협도 17일 서 총장 측에 경각심을 주는 카드를 다시 던졌다.
서 총장 측에선 오는 26일로 예정된 카이스트 임시 이사회 준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이사회에선 대학평의회 발족 결의안 등 3건이 원안대로 가결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서 총장 측은 어느 정도 자신을 하고 있지만, 이사진들이 서 총장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받아 줄지는 그날 이사회 분위기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3개 안건 가운데 이사진들이 제동을 걸거나 보완 등을 요구하면 서 총장 사태는 예측 불허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위기감도 일고 있다.
그러나 이사들 대부분이 서 총장의 우군(友軍)이면서 여러차례 서 총장을 위기에서 구해준 만큼, 서 총장 측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교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서 총장 측은 주대준 대외부총장이 이사진들을 일일이 찾아 이해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내홍의 핵심으로 꼽혔던 대학평의회 발족을 위한 제 1회 대학평의회 개최를 위한 준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하고, 총장이 임명하는 10명의 교원과 전체 교수회의에서 선임하는 15명의 교수 평의원 선임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교수 평의원을 선임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도 당초 계획대로 지난주 마무리됐다.
대학평의회 초대 위원장과 부위원장 선출도 서 총장측과 교수협 측간의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직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지 않지만, 이사회 개최 이후에 최대 이슈로 부상할 사안으로 관측된다.
위원장은 교수 평의원 25명이 호선을 하는 만큼, 기 싸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교수협은 17일 오후 서 총장 측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서신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종민 회장은 서신을 통해 “10월 26일은 서울시장 선거일지만 카이스트 이사회 개최날”이라며 “회사건 학교건 어느 기관이고 잘 되려면 주인, 즉 주인 역할을 하는 주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경 회장은 이어 “ 카이스트 이사회가 진정 주인의 역할을 하려면 카이스트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아파할 사람들이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이사회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정부가 국민을 대신해 감독을 잘 해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구성 절차는 문제가 많다는 게 경 회장의 시각이다.
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