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용제 서산시장 권한대행 부시장 |
다름 아니라, 오늘부터 4일 동안 세계 15개국 16개 국제기구 철새 전문가와 국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철새이동 경로에 대한 서식지 보호와 습지 보존에 대하여 '2011 서산 세계 철새 이동 국제 워크숍'을 개최하기 때문이다. 국제행사는 여러 번 경험하였지만, 이번 행사는 세계 최초이면서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다.
전 세계적으로 철새 이동 경로는 모두 9개 지역으로 나뉘는데 그동안 이동 경로별로 진행되던 곳들의 습지가 소실되었고 철새 보호에 대한 연구를 전 지구적으로 협력하고 확대하기 위한 자리여서 이번 워크숍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철새이동에 관한 국제 워크숍이 세계 최초로 서산시에서 개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천수만 일대의 습지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철새들의 정거장으로서 철새 이동 경로 연구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천수만은 철새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 아니었다. 1984년 바다를 막아 두 개의 인공호수가 생겼는데 간월호(2164㏊)와 부남호(1021㏊)다. 넓은 지역의 여기저기에 모래톱과 갈대밭이 형성되었고 광활한 간척지에서 새들의 먹잇감도 풍부하여 자연스럽게 철새들에게는 천혜의 쉼터가 되면서 해마다 찾아오는 종과 개체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그동안 천수만 지역에서 발견된 새와 동물의 종류는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 기념물 37종과 멸종위기 야생 동물 49종을 비롯하여 모두 327종이 발견 되었고 국내 서식 조류의 60%이상이 찾아오는 이른바 살아있는 야생 조류 박물관이라고도 한다. 특히, 하루 평균 50여만 마리의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만들어 내는 군무는 한 폭의 예술 작품이다. 실제로 2006년 영국의 BBC방송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 제1편에 천수만의 군무가 소개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이곳 주민들이 철새들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철새들은 곡식을 갉아먹고 농작물을 어지럽혔다. 화가 난 주민들은 서식지를 불태우고 NGO단체들은 이를 막는 등 주민과 새와의 갈등이 심했었다. 하지만, 자연이 어디 인간만의 공간이던가. 생태도시로서 서산의 브랜드와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들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인식이 바뀌면서 철새 살리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 사업을 추진하여 겨울 철새의 안정적인 먹이 공급과 휴식처를 제공하였고, 친환경 영농을 통한 철새 서식지를 복원하고 주민들은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 판매하여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철새 이동의 관리와 조사를 위한 조류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여 조류 연구와 국내외 정보 공유를 통한 철새의 보호 협력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4일에는 2009년부터 추진해온 서산 버드랜드(Bird Land) 조성사업이 결실을 맺어 철새박물관과 4D특수영상관, 야외공연장을 우선 개장하고 야생동물 치료센터와 철새 전망대, 탄방로 및 산책로 등은 내년 말에 준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 중이다.
서산 버드랜드는 앞으로 천수만을 찾는 철새와 지역의 텃새를 보호하고 연구 하면서 방문객들에게 사계절 상시 개방하여 세계적인 철새 생태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서산 버드랜드가 하드웨어를 구축한다면, 오늘 개막하는 '세계 철새 이동경로 국제 워크숍'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자리다. 이번 국제 워크숍의 결과물은 오는 11월 노르웨이에서 개최되는 CMS 총회에 공식 보고 되고 향후 다양한 국제 협력의 기본 의제로 활용하게 된다.
앞으로 범세계적인 철새보호와 습지 보전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서산의 천수만은 그 중심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먼저 새들에게 손을 내밀어 알맞은 환경을 조성해 주고, 사람들은 그 철새들의 유영 모습에서 여유를 찾는다. 이것이 진정한 새와 사람과의 아름다운 만남이며 소통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서산의 하늘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철새들이 브이(V)자 대형을 그리며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으며 그 모습을 보면서 서산 시민들은 행복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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