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시중은행의 수익은 10조307억원에 달했다. 3분기 실적도 예상을 웃돌아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사상 최대인 2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은행이 천문학적 수익을 내는 것은 예대마진을 통한 돈벌이 덕분이다. 예금금리는 후려치고 대출금리는 높이는 방법으로 국민을 쥐어짜 자신들의 배를 불린 것이다. 예대금리차는 작년부터 뛰어 올 들어 3%에 육박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도 천문학적이다. 우리 국민 하나 신한 등 4개 시중은행이 올린 수수료 수익은 연평균 2조531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57.2%에 달한다.
서민들의 쌈짓돈을 털어 챙긴 돈으로 배당잔치, 임직원 보너스잔치나 하고 있으니 비난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더욱 비난받을 일은 그 많은 순익을 챙기고도 사회공헌에는 더없이 인색하게 군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인 한국이지론의 자본금을 늘리려고 6개 시중은행과 여신전문사 등 금융회사에 출자를 권유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은행들이 '출연은 몰라도 출자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서민이야 죽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는 말로 들린다.
번 돈으로는 최소한 송금 등 각종 수수료를 낮추든지, 대출금리에 맞춰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 자금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청년 창업에 과감히 지원하고, 서민 금융이 살도록 지원하는 데 써야 마땅하다. 그것이 이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 공생 동반 성장에 부합하는 일이다.
미국 월가의 탐욕이 결코 딴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은행들의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는, “은행들이 잘 나갈 때는 제 배만 채우더니 파산에 몰리면 정부에 빚더미를 지워 국민을 실직자로 만든다”는 분노의 구호를 부를 수 있다.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지나치게 높은 임금구조도 고객이나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