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편 나선 국가R&D사업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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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편 나선 국가R&D사업 관리

  • 승인 2011-10-11 19:10
  • 신문게재 2011-10-12 21면
정부 부처마다 다른 국가연구개발(R&D) 사업 규정을 이제야 손볼 것 같다. 혼선을 빚거나 낭비 요인을 초래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돼 왔던 부분들이다. 17개 부처에서 제각기 운영하는 규정이 99개나 되다 보니 들쑥날쑥 중구난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만시지탄은 있으나 제대로 된 기준을 세우기 바란다.

관리 규정이 잘 지켜지려면 먼저 명확한 규정부터 설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규정이 서로 다르고 겉돌다 보니 관리가 효율적이지 못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이번 관리 규정 개편에서는 연구비 사용의 투명성 확보 방안이 특히 중시돼야 할 것이다. 특정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 지원 중복도 부처간 조율을 통해 걸러져야 한다.

각 부처에 흩어진 관리 규정의 통합 못지않게 시급한 것이 있다. 합리적인 국가연구개발 예산 배분과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밀실 예산 배정 의혹이 불거지지 않도록 투명하게 배분하고 집행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연구개발 예산의 40%를 쓰고도 성과가 미진한 부분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27% 정도를 쓰는 대학과 12%를 쓰는 중소기업보다 투자 성과, 연구 논문 수나 특허출원 건수가 낮다면 문제다.

지난번 감사원은 연구기관에서 829억원의 국가R&D 사업비가 집행되지 않고 새나간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관리가 부실하면 언제라도 '눈먼 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비를 멋대로 쓰는 부적정한 관행을 막으면서도 특정 분야는 성과 확산 차원에서 연구 재량 확대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의도한 대로 전문가 검토 단계에서부터 규정의 갈래가 많아 범법자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또한 규정의 맹점을 이용한 부정이 없도록 확실한 장치가 필요하다. 다만 규제는 과도해도, 너무 편의성 위주여도 말썽이 된다. 한편으로 국가연구개발 사업 규정 일원화는 출연연 지배구조 통합으로도 개선 효과가 있다고 본다.

결국 연구개발 사업 관리의 개편 원칙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연구비의 적정 집행 등 올바른 연구윤리 풍토 조성이고, 또 하나는 연구환경 개선이다. 관리 감독 체계의 일원화, 연구기관 자체의 투명한 연구비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과제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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