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천안시에 따르면 성성, 업성, 부대동 일원 300만㎡(91만 평)에 금융무역지원시설 등 국제비즈니스파크를 조성하려 했지만, 민간제안에 참여한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일부 참여업체가 토지보상에 따른 위험부담 등을 우려해 투자를 꺼리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이들은 부동산경기가 부진하자 토지보상을 위해 산업은행이 제공키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아 초기 토지매입에 실패했다.
자본금을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려 토지주에 계약금을 지급하고 금융권 PF로 보상하려던 이사회 결정 또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증자액을 250억원까지 낮췄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사업이 4년여 동안 지지부진하자 토지주들은 일부 보상(30%)과 환지(70%)를 혼용한 개발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의 건설사가 난색을 표명하면서 거부됐다.
시는 이에 따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의 협약해제를 통해 사업을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환지와 자체개발, 장기적 시행 등 3가지로 나눠 단계별로 개발을 진행하는 방안검토에 들어갔다.
구역별로는 1구역인 부대동 79만㎡(23만9000평)를 천안시 산하 건설사업소가 구획정리 방식의 '지주환지'로, 2구역인 성성동 67만8000㎡(20만5000평)는 4개 아파트 시행사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자체 개발토록 했다. 3구역인 업성동 97만2000㎡(29만4000평)와 4구역 업성공원 61만5000㎡(18만6000평)는 정부의 국제과학벨트 기능지구와 연계해 장기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대책을 지주들이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제비즈니스파크 일부 지주들은 시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만큼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지주들은 2007년 3월 사업구역에 대한 개발제한이 시행되면서 5년 가까이 보상을 받지 못해 700명 지주의 근저당설정액도 1800억원에 달하는 등 빚을 내 이자돈을 갚아왔다.
이홍기 통합비대위 공동위원장은“주민들은 너무 지쳐 조속한 개발을 희망하는데 결국 일부만 개발한다는 것으로 양분화시키려는 꼼수”라며 “일부 지주는 시에 소송제기를 예고한 만큼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4구역 개발을 제안하지만 어디까지나 검토단계”라며 “전체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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