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중소제조업체 A사는 지난 3분기에 환율 급등으로 평소보다 약 3000만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4분기 환차손(환율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 4분기 동안 예정된 약 100만 달러의 결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 수입 계약기준 환율이 1060원선이었지만, 한달 반 사이 원·달러 환율이 무려 100원 이상 올라 있기 때문에, 현재의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A사는 약 1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
최근 미국과 유럽지역 선진국들의 재정위기로 인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영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경영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 환율이 오르면 수입을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지출 비용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무역협회 및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1060원대를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71.40원으로 거래를 마침에 따라, 40여일 동안 100원 이상 올랐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기가 하강할 것이란 우려로 환율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 2곳 가운데 1곳은 환율이 급등하면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300여 개사를 대상으로'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 피해 조사'를 한 결과, 응답기업 48.5%는 “환율상승으로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수출·내수기업별 피해상황을 살펴보면 '피해가 있다'는 응답비율이 내수기업의 경우 59.2%, 수출기업이 37.2%로 나타나, 수출기업보다 내수기업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 김희영 과장은 “대기업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대비책 마련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인력부족 등으로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 “중소기업도 무역보험 등 환율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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