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출신 오윤아(39)씨의 하루는 바쁘다. 선병원에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환자가 찾아오면 오씨는 언어에 불편함이 없도록 진료 도우미 역할을 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전하는 의학용어도 오씨는 어려움 없이 환자에게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다. 그녀가 몽골에서 의사였기 때문이다.
▲ 대전 선병원에서 의료 코디네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오윤아씨. |
오씨가 선병원 의료관광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까지 그의 과거는 '파란만장'하다. 2000년 몽골에서 몽골국립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보건소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로 3년여 근무을 해오던 오씨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게 된다.
마냥 한국이 좋았고, 가고 싶다는 생각에 교회 선교사를 통해 소개받은 한국 남성과 결혼을 하게됐고 의사의 꿈을 접고 대전에 정착하게 된다.
처음에 한국에 와서는 아이 둘을 낳고 자녀 양육만 해왔다. 지금과 같은 이주여성 센터나 다문화센터 등이 없었던 당시 그는 집에서 혼자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했다. 대학교 어학원에서 나온 책을 쓰고, 읽으며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몽골에서 의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다 한국에와서 '아줌마'로 평범하게 지내려니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오씨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동네 여기저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 이주여성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고, 그는 대전지역 이주여성 지원센터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주여성 센터에서 일하면서도 과거 전공을 손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2009년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교육과정을 이수받았다. 주말마다 서울을 오가며 교육을 받은 그는 대전에도 의료관광이 활성화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오씨는 “새로운 시장님이 당선되면서 의료관광에 대한 공약을 신문을 통해 읽었어요.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협회나 의료관광 에이전시 등에 전화를 해서 나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대전시가 모집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과정도 이수했다.
실력과 재능을 겸비한 오씨를 알아봐준 선병원은 7월 그를 채용했고, 병원내에서도 의료관광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의사로서 의학적 지식은 물론 몽골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까지 4개국어에 능통해 거주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그를 찾아 오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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