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은 도덕적으로 파멸해가는 원칙주의자와 종교를 가지면서 갱생하는 범죄자를 번갈아 비추며 선과 악의 경계를 묻는 심리스릴러.
드 니로는 자신이 정한 룰 안에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가석방 심사관 잭을, 노튼은 잭을 흔들어 가석방을 받아내기 위해 자신의 아내에게 잭을 유혹하라고 부추기는 범죄자 스톤을 연기한다.
드 니로는 유혹에 넘어간 자신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복잡한 심정의 잭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노튼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연기로 맞선다. 이 쟁쟁한 두 배우는 대사 없이 얼굴로 연기하고, 대부분의 장면에서 책상을 마주하고 대사를 하는데 특별한 장치 없이도 긴장감을 빚어낸다.
잭과 스톤을 극명하게 대비시키고, 두 배우가 펼치는 심리전으로 흥미를 자아내던 영화는 중반 이후 점점 늘어진다. 지나치게 사색적으로 몰고 간 탓이다. 드 니로는 밀라 요보비치와 나이를 넘어선 파격적인 베드신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관객들을 숨 막히게 하는 영화 속 명장면이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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