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찰청 문제는 올 봄 급물살을 타는 듯하다가 지금은 내년 창설 자체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충남경찰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신설을 간절히 바라지만 미온적인 상황임에 따른 것이다. 인구 50만명의 도시로 성장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은 한 가지 기준만 적용하는 단견이 아닐 수 없다.
법적으로도 세종시 지위가 특별자치시여서 신설 요건을 갖추고 있다. 상징성과 당위성은 여러 면에서 충분하다. 범죄 증가 등 예상되는 치안 수요로 봐도 그렇다. 지난해 관할지역 총 범죄가 각각 2581건, 5051건인 연기 및 공주경찰서 관내 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정부기관 입주가 시작되면 치안 수요는 더더욱 급증할 것이다. 인구 증가 폭이 유동적이어서 지방청 창설이 경찰 몸집 불리기라는 것 역시 한쪽 단면만을 본 지적이다.
또한 “행정구역 개편 후 독립 경찰청 출범에 12년 이상이 걸렸다”며 과거 경험을 환기시킨 유 의원의 지적은 옳다. 도시가 제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리자는 시기상조론을 접을 이유는 이외에도 많다. 세종시의 경비·정보 수요, 일반 신도시와 다른 도시 특성에 주목한다면 도시 생성과 동시에 지방경찰청을 개청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가 중추시설인 정부부처와 중앙단위 기관 등이 대거 입주하고 고위 관료 경호와 공관 방호를 위한 경비와 정보 수요를 충남경찰청 산하의 일선 경찰서급이 도맡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지역 각계각층이 역량을 결집해 걸림돌 제거에 나서야 한다. 대전경찰청 창설 때 힘이 돼줬던 정치권이 다시 나서줘야 한다.
특히 지역 정치권은 수도권이 지역구인 여당 의원의 주장에 침묵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세종시의 위상과도 관계되는 중대 현안이다. 최대 행정도시로 거듭나는 세종시는 독립된 지방경찰청을 가진 도시로 출발해야 한다. 정부도 세종경찰청 개청에 대한 긍정적인 확답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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