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10시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카이스트에 대한 감사에서 학내문제 등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지자 서남표 총장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김상구 기자 ttiger39@ |
카이스트(KAIST) 서남표 총장 특허 보유와 관련된 도덕성과 방만한 학교 경영이 국회 교과위의 국정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5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카이스트에 대한 국감에서 “전기자동차나 모바일하버 사업 모두 연구에 참여한 실제 연구진이나 교수들이 있을 텐데 특허 명의를 총장 개인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며 “한국적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서남표 총장 취임 이후 모두 750억원을 투입해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서 총장이 발명자로 특허를 등록한 것이 47개나 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총장이 보유한 단독 특허도 4건이나 있는데 지분율이 100%였고, 공동발명자로 등록된 43개 특허의 지분율도 9%에서 60%까지 이른다”며 “특허권의 기술 이전 시에는 총 수입액의 50%를 발명자에게 배분하게 돼 있는데, 총장 업무는 도외시하고 특허 이득을 얻는데만 올인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KAIST 규정에 따르면, 발명자는 발명한 교직원을 칭하는데 임직원인 총장이 특허를 가진 것은 명백히 규정 위반”이라면서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자살한 이후에도 KAIST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총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서 총장이 KAIST를 소신껏 개혁하겠다고 해서 국민의 열광적 박수를 받았는데 오늘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합의문도 잘 모르고 서명했다'고 답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유성엽 의원은 “혁신위 결정사항에 대해 '무엇을 사인하는지도 모르고 사인했다'는 총장의 태도는 정치인 뺨치는 수사표현이고 기만행위”라면서 “총장 자신이 두 사업에 특허를 등록한 것 역시 윤리적·도덕적 측면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 두 사업 모두 제가 발명했는데 제 이름이 안들어가있으면 국가의 손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교수협에서 요구하는 대학평의회 건은 사안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며, 어차피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해명했다. '특허 관련 수익이 발생하면 기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유성엽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서 총장 재임기간 동안 방만한 경영으로 손실을 입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카이스트가 학내에 무리한 빌딩 신축으로 최근 4년간 부채가 3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연도별 카이스트 부채자료'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2008년부터 올해 현재 317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카이스트는 2008년부터 KI빌딩, 스포츠 콤플렉스, 인터내셔널 센터 신축 등을 위해 우리은행으로부터 80억원(2008년), 208억원(2009년), 51억원(2010년) 등 모두 34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중 22억원은 상환하고 남은 부채는 317억5000만원이다.
특히 KI빌딩 신축으로 발생한 50억원의 부채는 2009년 국감을 통해 밝혀진 KAIST의 불법적인 '기부금 부 입찰'에 의한 것이었다.
또 최근 4년 동안 펀드투자로 341억 원의 손해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2008년부터 올 9월 현재까지 펀드 투자를 통해 174억원의 환매손을 입었고, 9월 현재 167억 원의 평가손을 입어 모두 341억원의 손해를 봤다.
이에 대해 KAIST측은 “서 총장 취임 이전인 2003년부터 펀드투자를 시작해 2007년 말까지 265억원의 투자 이익을 얻기도 했다”며 “2008년 세계경제위기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사례를 교훈 삼아 현재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자금 운용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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