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3년 전부터 올 중반까지 이직 연구원 수가 100명을 넘긴 곳도 있다. 이들을 떠나게 하는 건 사회적 처우와 연봉, 연구환경 등일 것이다. 신규 채용된 정규직 이직률도 지난해 20%에 근접했다. 여기에 불을 댕긴 요인이 바로 비정규직 문제다.
통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산하 비정규직 비율이 45%를 넘어섰고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경우도 40%에 곧 육박한다. 총원 대비 비정규직이 절반 이상인 곳도 속출하는 형편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심화된 현상이다. 정원 통제로 연구인력 충원이 힘든 점도 비정규직 양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졸초임 삭감과 같은 조치도 연구에 전념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한 몫 거들었다.
과학기술인들의 불만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현 정부의 과학정책이 미흡하거나 표류하고 있다는 견해가 82%나 된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연구환경 개선과 출연연 거버넌스 개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 하락을 눈 뜨고 방치할 수 없다. 과학기술 정책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
이것은 연구원 개개인이 아닌 국가 과학기술정책의 효율성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절반을 넘나들어도 아랑곳없이 방치하는 것은 연구 효율성 저하와 직결된다. 잦은 이직으로 연구경험과 역량이 사장된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낭비다. 이직률을 멈추면서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대안 찾기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국감자료가 실증하고 있듯이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증가는 이직률 증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직률이 80%를 넘기기도 한다면 이건 직장으로서도 정상이 아니다. 우리와는 거꾸로 대학에서 연구기관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훨씬 많은 선진국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연구의 전문성과 연속성, 기술경쟁력과 신성장 동력은 땜질식 처방으로 결코 이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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