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등 주요사립대 평의회 없다”

KAIST 부총장 '메일 논란'… 해당 학교 “교수의회 존재” 반박

카이스트(KAIST) 이용훈 교학부총장이 지난달 29일 전체 교수들에게 보낸 메일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부총장은 메일을 통해 “현안이 되고 있는 대학평의회발족과 관련된 정확한 현황을 상세히 설명한다”며 “사학재단의 비리와 부조리를 방지하기 위해 2005년 사립학교법이 개정돼, 모든 사립대학들이 대학 평의회를 설치토록 법제화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장은 이어 “그러나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들은 평의회 관련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아직까지 평의회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평의회를 교수의회로 바꿔 운영, 평의회보다 더 교수 권익 보호를 강화시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총장선출에 관한 절차와 방법 논의를 비롯해 교무부총장, 대학원장 인준 등 주요 보직인사 표결 등 주요 학교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

또 교수의회 의원은 윤리위원회와 징계위원회 위원이 돼 필요하면 학교 보직교수를 의회로 불러 질의를 하는 등 각종 학사 업무 관여, 교수의 권익 보호 등을 담당하고 있다.

고려대 한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주장하는 대로 이름을 가지고 장난치면 평의회가 없는 것 같지만 고려대 교수의회는 평의회보다 더 교수 권익 보호가 강화된 기구”라고 이 부총장의 서신 내용을 반박했다.

연세대는 제16대 교수평의회(의장 양혁승)를 구성, 학교의 각종 중요 위원회에 3명 이내의 위원을 선출,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 한 교수는 “굳이 다른 학교의 사정을 들어가며 평의회를 거론할 필요는 없겠지만 학교에서 '자꾸 주요 사립대에 평의회가 없다. 교수협의회가 사실을 왜곡한다' 는 등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