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이처럼 수출시장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최근 수개월간 급속하게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일각에서는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하여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수출시장 여건이 안정적인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대전지역의 수출여건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대전은 전국 16개 지자체 가운데 수출실적 14위로 전체 수출 중에서 고작 0.7%의 비중을 차지하여 매우 취약한 수출기반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고 자칭해 온 대전지역 벤처기업의 수출도 전국에서 11위로 2.5%를 차지하였는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7% 감소하였고 매월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어 수출기반 붕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우리지역 중소기업의 제품특성상 수출이 없이는 기업이 생존할 수도 없고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대전시는 수출이 고용과 지방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여 수출저변 확대와 수출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선진국의 수출시장 여건이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여 지역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 대체시장을 적극 개척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전시는 지금까지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지원을 위해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대외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여 수출지원 규모를 크게 늘리고 다양한 수출촉진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대전시의 각종 지원정책 내용과 정책시행의 우선순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대전의 상당수 중소기업은 나름대로 우수한 제품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자금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수출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수출저변 확대에 여러 가지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대전시는 산관학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지역 중소기업에 시장개척에 필요한 우수한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수행해 온 각종 수출지원사업의 효율성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전지역에서 다수의 국제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행사기획이나 부스장치 등 하드웨어는 우수하지만 참가기업에 필수적인 유력 바이어 초청은 거의 대부분 미흡하여 실질적인 수출성과를 거두는데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대전시는 전시회를 우리지역에서 개최할 경우에는 유력바이어가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대외적으로는 신흥시장에서 열리는 유망 전시회를 발굴하여 지역 중소기업이 적극 참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전의 취약한 수출기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지역의 대학과 무역지원기관, 그리고 기업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모두가 세계경제 위기에서 슬기롭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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