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통해 거짓말을 한 마디 한 마디 뱉어낼수록 코는 점점 길어지고 생활하기 어려워진다.
급기야 너무 길어진 코는 물을 마시기에도 걸을 수도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단순했다.
피노키오 아빠인 제페토가 길어진 코를 톱으로 잘라내자 다시 예전 모습을 되찾게 된 것.
하지만 동화 내용처럼 세상만사가 단순하게 풀어지는 일은 없다.
행여나 가능성이 있더라도 연극 '라이어 1탄'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코미디 연극 '라이어 1탄'이 오는 23일까지 서구문화원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라이어는 레이 쿠니 원작의 '런 포 유어 와이프(Run for your wife)'를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한 작품으로, 꼬리를 무는 거짓말과 속고 속이는 인생사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연극은 제목처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다.
첫 단추 잘 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까지 엇나가듯이, 무심코 시작한 거짓말 하나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한 남자의 포복절도 이야기.
택시 운전사 존 스미스는 메리와 바바라라는 두 부인을 두고 정확한 스케줄에 따라 두 집을 바쁘게 들락거린다.
완벽할 것 같던 그의 이중생활은 어느 날 가벼운 강도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경찰의 수사망은 점점 좁혀오고 자신의 이중생활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한 존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으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두 집 살림'을 하는 택시기사 존 스미스가 강도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중생활이 탈로나게 되자, 이를 무마하려고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을 덮으려니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는 등 상황이 꼬여가는 내용으로 갈등과 에피소드를 배우들의 위트 있는 대사와 기막힌 타이밍 전개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그 꼬여가는 상황들이 숨돌릴 틈 없이 전개되고 거짓은 진실이 되고 진실은 거짓이 되는 상황에 관객들은 폭소를 터트린다.
라이어를 관람하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심오한 주제나 내용 따위를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와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다.
만약 연극 라이어를 보면서 내용을 찾기 위해 혼자 골몰하거나 웃음을 주는 이유를 찾기 위해 애쓴다면 그것은 라이어에 대한 기본 예의라는 것.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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