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신부)은 페르게에서 노천극장과 아고라 등 유적을 순례 후 다시 1시간을 달려 안탈랴로 향했다. 안탈랴에서는 히드리아누스의 문과 이블리미나렛 등 구 시가지를 순례했다.
▲ 안탈랴 선착장 전경 |
▲안탈랴=그림같이 아름다운 항구와 돌벽으로 운치 있는 구 시가지이자 지중해 최고의 인기 리조트로 꼽히는 안탈랴는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요트가 오가는 항구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터키의 명승지인 안탈랴는 터키 관광의 수도이기도 하다.
안탈랴에 있는 센더 호텔에 도착한 순간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지중해의 멋진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호텔 내부는 매우 낡고 오래됐지만 외부 풍경만큼은 최고의 전망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 빛깔은 난생 처음 본다. 저녁식사와 미사를 마치고 호텔 앞 바다를 산책했다. 이 아름다운 도시는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만큼 매력적이었다.
안탈랴는 지중해 서쪽에 위치한 도시인데, 고대에 이 곳은 '모든 종족의 땅'이란 의미의 팜필리아 지역에 걸쳐 있었다. 이 곳은 그 이름처럼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많은 민족이 거쳐간 도시다. 기원전 1세기에 페르가뭄의 왕 아탈로스는 신하들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발견할 것을 명령했다. 지상의 파라다이스를 원했던 아탈로스 왕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전 세계를 다 뒤진 후에 이 곳을 발견했고, 여기가 천국임에 틀림없다고 전했다. 이에 아탈로스 왕은 이 곳을 자신의 이름을 따 안탈랴의 옛 지명인 아탈리아라고 이름 지었다.
흔히 안탈랴는 천상의 도시라고 한다. 편안한 여행자 숙소에서부터 최고급 호텔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고, 친절한 터키 사람들은 외국인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준다. 안탈랴 지역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토로스 산맥이 해안까지 이어지고 돌출된 압만 지대와 외딴 포구를 지닌 꾸불꾸불한 해안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토로스 산맥에서 지중해에 걸쳐 완만하게 경사진 이 일대는 하천이 많아서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고대에는 '팜필리아'라 불린 안탈랴는 기원전 7세기에는 이오니아인, 아이오리스인이 이주해 왔다. 현재 유적이 남아있는 주변 고대 도시 페르게, 아스펜도스, 시데 등은 이미 건설된 도시들이지만 안탈랴 도시 자체 건설은 이들 도시보다 후에 이뤄졌다. 기원전 6세기에는 리디아, 페르시아, 셀레우코스 왕조 등이 지배했다.
연중 300일 이상 태양이 내리쬐는 이 지역은 일광욕이나 수영, 윈드서핑, 수상스키, 세일링, 등산, 동굴탐험 등 모든 것이 가능한 낙원이다. 3월이나 4월께에는 아침에 스키를 타고 오후에는 지중해의 따뜻한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송림이나 올리브숲, 감귤, 야자수, 아보카도, 바나나 농장 사이에서 주요 유적들을 찾는 재미가 큰 즐거움을 준다.
터키의 주요 휴양지 안탈랴는 야자나무 가로수가 그늘을 만드는 넓은 도로와 최고급 선착장을 지니고 있다. 그림 같은 구 시가지 칼레이치에는 고대 성곽 주변의 좁고 꼬불꼬불한 도로에 목조 가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안탈랴는 오렌지가 많은 도시다. 가로수는 야자나무와 오렌지나무이고 분수대가 많다. 여름은 건기이고 습도가 없어 땀이 나지 않는다. 겨울이 우기이고 도로 주변에 배수로가 있어 물이 안 고인다.
▲ 안탈랴 선착장으로 가는 오솔길 |
터키에서도 경치좋기로 유명한 안탈랴는 고고학적이고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안탈랴는 바다, 태양, 역사, 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해안을 볼 수 있다. 터키 남부에 위치한 이 도시는 터키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으로 자연미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지금도 신과 여신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신비로운 도시이기도 하다. 이 도시는 비잔틴과 셀주크를 거쳐 오스만 제국의 영토가 됐다.
시내 중심부에 있는 셀주크의 술탄 알라엣딘 케이쿠바드가 13세기에 세운 이블리 미나렐리 모스크의 우아한 첨탑은 안탈랴의 상징이다. 안탈랴는 기원전 133년 로마에 항복했고, 135년에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이 지방의 중심도시가 돼 번창했다. 그 후 비잔틴, 몽골, 베네치아, 제노바 등에 지배당했고, 15세기에는 투르크 제국의 영토가 됐다.
지중해 어획물과 도시 부근의 농업 생산이 활발한데 특히 감귤 생산량이 많다. 양잠업의 거래 중심지로, 잠사 전문학교가 있다. 그 외에 올리브, 바나나도 많이 생산된다. 경공업이 이뤄지고 관광산업이 발달된 안탈랴는 여러 제국 점령하면서 다양한 유적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 특히 고대 헬레니즘과 비잔틴 유적, 로마 시대의 유적인 하드리아누스의 문, 셀주크 왕조의 이슬람사원, 오스만제국의 건축물 등이 남아있다. 흐드르륵 요새도 안탈랴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장소다. 안탈랴는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479㎞ 떨어져 있고, 교통편은 안탈랴 공항이 있다. 철도는 개설돼 있지 않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서기 46년 안탈랴를 방문했다. 도시 유적중 성 바오로 예배당이나 수도교, 아우구스투스 사원, 극장, 대중목욕탕 유적 등은 대리석 도로변을 따라 서 있는데 대부분 서기 713년 아랍인들에 의해 파괴됐다. 셀주크 투르크가 1207년 안탈랴를 지배하게 됐을때 이 도시는 아달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려졌고 오스만 또한 셀주크의 명칭을 따랐다. 이 곳이 터키 공화국의 지배에 들어가면서 중요 항구 도시가 됐다. 안탈랴는 1960년 이래로 빠르게 성장했고 1990년 당시에도 114만6000여 명의 인구가 살았다.
아름다운 안탈랴 마을에는 로마시대의 골목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집들은 오스만투르크 제국시대의 것들이고 지금은 이슬람사원으로 쓰이는 비잔틴시대의 성당도 고풍스런 멋을 간직한 채 남아있다.
▲ 해안절벽위의 호텔들. |
하드리아누스 문은 130년 로마 제국의 14대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이 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세운 일종의 개선문이다.
4개의 흰색 대리석 기둥이 3개의 아치형 문을 받치고 있고, 아치형 문 양 옆으로는 성벽이 있다. 안탈랴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다.
하드리아누스 문은 안탈랴 지방에 있는 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인데, 이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골목들이 있는 구시가지다. 이 문이 현재의 지면보다 3m 정도 낮은 위치에 있는 것은 칼레이치의 땅 아래에 로마의 도시 유적이 묻혀 있었던 것을 나타낸다.
도로 공사 때 대리석 상 등이 출토된 적도 있다. 하드리아누스문은 고대 팜필리아 지방에서 가장 볼만한 명소이다. 하드리아누스문 가운데 아치로는 마차가 다니고 양 옆의 2개의 아치에는 사람이 다녔다. 가운데 아치 밑에는 두 개의 파인 부분이 있는데 바로 마차가 지나가는 길이다. 신기하게도 이 길의 폭은 지금의 기차 철로 폭과 같다.
▲이블리 미나렛=순례자들은 이블리 미나렛이 보이는 오울드 시티 전망대에 올랐다.
안탈랴의 상징인 이블리 미나렛은 안탈랴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첨탑으로 셀주크 왕조의 카이크바드 1세가 세웠다. 높이가 38m에 이르기 때문에 안탈랴 시내 전 지역에서 다 바라다보인다. 이블리 미나렛탑과 나란히 서 있는 것이 이블리 사원이다. 이 사원도 터키의 다른 사원과 마찬가지로 비잔틴 제국때는 교회로 쓰였지만 셀주크왕조가 들어서면서부터는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블리는 '틈이 있는'이라는 뜻이다. 이 탑은 13세기 셀주크 투르크의 술탄이었던 알래딘 키쿠바트에 의해 세워졌다. 회교 사원의 일부였지만 현재 회교사원의 다른 것들은 남아있는 것이 없고, 이 탑만이 남아있다. 이블리 미나렛 반대방향으로는 타우르스 산맥이 보이는데 운무가 자욱한 산의 모습이 지중해 바닷가를 끼고 가히 환상적으로 보인다.
▲ 높이 38m 철탑으로 안탈라의 이정표 역할 |
비시디아의 안티오키아는 그리스도 전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바르나바와 바오로가 제1차 전도여행때뿐만 아니라 2차, 3차 전도여행때도 이 곳을 들렀는데 유대인 회당에서 첫 번째로 바오로가 설교를 했던 곳이다. 이 곳에 비잔틴 시대의 교회 터가 남아있었다.
기원전 290년경 시리아의 헬레우코스가 자신의 아버지 안티오쿠스의 이름을 따서 세운 도시가 바로 비시디아의 안티오키아이다. 순례자들은 325년 유대인 회당이 있었던 곳에 바오로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교회터에서 바오로가 설교를 했던 곳에 앉아 김정수 신부의 주례로 미사를 봉행했다.
터키 안탈랴=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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