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대출문턱… 전문조직·인력도 태부족

높은 대출문턱… 전문조직·인력도 태부족

예비농업인 “자금조달 가장 어렵다” 호소 도내 각 시군 지원센터 전담인력도 1명뿐

  • 승인 2011-10-03 14:13
  • 신문게재 2011-10-04 12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귀농·귀촌, 농어촌의 희망을 말하다] 3. 맞춤형 지원 정책 필요

[글싣는 순서]
1.귀농·귀촌 제대로 알자
2.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높여야
3. 맞춤형 지원 정책 필요
4. 도시농업도 주목
5. 경험자에게 듣는 귀농·귀촌

귀농귀촌을 위한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귀농 2년차 김모(50)씨는 농사 지을 땅 구입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농업 창업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은행을 방문했다. 김씨는 자치단체에서 관련 사항을 문의하고 서류도 작성해 은행을 방문했지만 헛걸음이었다. 은행 대출심사에서 거절됐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했고 자신의 집을 담보로 내세웠지만 주택 구입시 대출금이 근저당 설정돼 있어 대출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김씨는 “귀농인을 위한 자금 지원이라고 해서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일반 대출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귀농인 중 은행의 까다로운 대출 규정을 다 지킬 수 있을 만큼 재산이 많은 사람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하다”며 “귀농지원 정책이 현실에 잘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귀농귀촌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 시행되고 있지만 귀농인들이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중도일보와 충남도가 도내 귀농인 228명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가구 조기 정착 지원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귀농시 영농자금 지원을 가장 필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2명이 영농자금 지원(36%)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사비용 및 정착 장려금지원을 꼽은 응답자도 40명(17.5%)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필요한 만큼 지원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응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8명(21.1%)이 사업 자금 조달을 정착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부족한 소득(30명, 13.2%), 영농기술의 습득(21명, 9.2%), 이웃과의 갈등(19명, 8.3%), 주거지 마련 문제(18명, 7.9%), 교육·문화·의료 등 편의시설 부족(15명, 6.6%)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정책과 현실사이에 있는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귀농상담을 전담하는 조직 구성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충남도내 각 시·군에는 귀농인의 편의를 돕기 위한 귀농지원센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1명의 전담인력이 귀농 상담에서 교육까지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족함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 단체에서 조직을 구성, 귀농인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서천군은 민간단체인 귀농인 협의회에 귀농업무를 위탁해 귀농 상담뿐만 아니라 빈집, 농토, 귀농자 현황 등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서비스하는 업무를 전담해 이같은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서천군 귀농인 협의회 정경환 사무국장은 “아직까지 귀농 정책이 충분하지 않아 지자체 등에서 귀농인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귀농지원센터같은 전문조직을 운영해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농에 대한 교육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 올해부터 각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등에 농업대학 과정이 개설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귀농인인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인재 유입이라는 관점에서 귀농인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전국귀농운동본부의 박용범 사무처장은 “이제 귀농인은 농촌 마을을 살리는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귀농정책이 곧 마을정책”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과 귀농인들과의 관계 형성, 귀농인 지원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 해소 등을 위해서도 이러한 정책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사무처장은 “귀농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 마을 게스트 하우스 형태의 귀농인의 집 등을 마을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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