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원신흥동 침수보상 장기화

'인재 VS 천재' 시각차 커 전문가조차 결론 못내려 市 금주 용역기관 의뢰 두달후나 보상해결 기대

대전 도안·원신흥동 비닐하우스 침수피해 보상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장기화 되고 있다.

피해농민과 시공사 간의 시각차가 극명한데다 침수피해 현장조사를 벌였던 전문가들조차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피해농민측 추천자 3명과 시공사측 추천자 3명, 시청 직원 1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조사팀은 지난달 침수피해 현장조사를 끝마쳤다.

하지만, 전문가 조사팀은 도안·원신흥동 침수피해 원인이 '인재다','자연재해다'라고 딱 부러지게 결론짓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는 침수피해 당일 비가 많이 내려 '인재'로만 보는 것은 맞지 않고, 공사현장에서 비닐하우스 쪽으로 상당량의 물이 흘러 넘어와 농작물 침수피해를 키운 만큼 '자연재해'라고만 하기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 조사팀은 침수피해 원인을 보다 객관적이고 검증돼 있는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해야 한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시는 이번주 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공사(대우),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수자원학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침수피해 조사를 위한 용역을 맡길 계획이다.

용역기간은 발주한 날로부터 50일가량으로 원인규명이 나오면 손해사정액에 따라 피해액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피해농민과 시공사 간의 물밑협상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지만, 피해조사에 대한 기대심리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안·원신흥동 침수피해농민은 40명이고, 20억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 조사팀에서 현장조사를 벌였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해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면서 “전문기관에 의뢰할 경우 어떻게든 결론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도안·원신흥동 침수피해는 지난 7월 10일 내린 집중호우로 비닐하우스와 논 등 15.7㏊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농민들이 인재라며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시의원 2명과 주민대표 4명, 시민단체 1명, 교수 1명, LH 2명, 시공사 2명, 대전시 2명 등 총 14명으로 하는 피해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전문가조사팀이 현장조사를 벌여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