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혈세낭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인식]혈세낭비

[기고]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

  • 승인 2011-10-02 13:16
  • 신문게재 2011-10-03 21면
  •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
▲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
▲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
'혈세(血稅)'. 세금이 피와 같다는 말이다. 그 만큼 국민을 위해 국민으로부터 걷는 세금이 인체의 '피와 같이 귀중한 것'이란 의미가 있는 듯 하다.

'혈(血)' 즉 피라는 물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血)'은 인간의 몸 구석구석까지 60조가 넘는 세포들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사람에게'혈(血)'이 없거나 부족하게 되면 곧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 같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국민에게 걷는 세금이 피처럼 중요하단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간혹 언론을 통해 '혈세낭비(血稅浪費)'란 표현을 접한다. 혈세낭비의 사전적 의미는 '시간이나 재물 따위를 헛되이 헤프게 쓰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런 피같은 세금을 필요 이상으로 걷거나 위정자의 불필요한 욕심으로 국민에게 수탈한다면 그 나라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

'가혹한 조세'로 말미암아 왕조가 무너졌던 역사적 사실이 많다.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마지막 황제(242~284년) 손호는 처음에는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었으나 임기 말 가혹한 조세징수에 시달린 백성들이 고향을 떠나게 돼 결국 진(晉)나라에 망했다.

우리나라도 탐관오리가 백성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수탈로 백성들이 굶주렸고 국민들의 원망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다. 정조는 지방관에 맞먹는 권력을 가진 사대부들을 견제해야 했기 때문에 강력한 조세징수 권한으로 백성들을 어렵게 했으며 백성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도탄에 빠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군역의 경우 조선 말기에 죽은 자 또는 갓 태어난 아기 등에게 군포를 징세(徵稅)했고 가족이 세금을 피해 도망가면 친인척에게 부과하거나 마을사람들이 부담해 세금을 내게 하는 등 '세금수탈(稅收奪)'이 난무했었다.

이같은 역사들을 보면 '가혹한 세금징수'는 왕조의 막을 내리게 한 배경이 되기도 했으며 올바르고 적절한 세금을 걷는 것은 물론 적절하게 잘 써야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방자치 단체가 국민의 세금을 잘못써서 재정파탄으로 파산지경에 이르렀던 사례도 있다. 일본 훗카이도 유바리(夕張)시는 2006년 재정 파탄으로 지방자치 단체중 최초로 파산을 선언했다.

결론적으로 유바리(夕張)시 재정파탄의 근본적인 원인은 관광진흥산업('석탄에서 관광으로'란 구호아래 관광진흥사업을 지역경제활성화 전략사업으로 선택하여 공기업과 주식회사 형태의 제3섹터를 설립 운영하였으며 적자가 발생하면 투자비율에 따라 시에서 부담, 전체예산의 56.2% 투자)에 무리한 시설투자로 이어졌다.

즉, 유바리시는 석탄의 역사 촌(村)을 비롯해 놀이시설, 스키장, 온천, 호텔, 골프장 등 시설을 하였으나 경기둔화와 관광객 감소로 적자경영에 빠져 지방재정이 파탄을 맞게 된 것이다.(남황후:도시행정학보 2007)

최근 서울시장이 유례없는 무상급식 문제로 시민에게 찬반을 묻는 투표로 관심을 끌었다. 결국 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서울시민들에게 큰 교훈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단체장 한사람의 잘못된 선택이 피같은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언론으로부터 예산낭비 비판을 받고 있는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서울시장의 전시적 홍보사업에는 돈을 물 쓰듯 하면서 정치적 논리로 182억원이나 들어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까지 가도록 했다.

무상급식 투표 강행의 결과는 모두에게 상처를 줬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갖고 서로가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던 잘못된 행정을 펼쳐온 서울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혹독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2012년 대전시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 강행으로 인해 더욱 열악해지는 복지예산과 지방재정을 꼼꼼히 챙겨 고달픈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한푼의 혈세라도 아끼는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마음을 다져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