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석 대표 |
“사회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건강카페’는 훌륭한 ‘자활훈련장’입니다. 기본 3시간 근무를 시작으로 6개월에서 1년에 거쳐 근무시간을 늘려가고 있는데 장애인들 얼굴도 점차 밝아지고 손님들의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카페’는 장애인의 재활과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대전시의 아이디어와 정대표의 노력이 맞물려 성과를 이뤄낸 케이스다.
염홍철 시장이 지난해 일본 삿포로시를 방문했을 때 시청 로비의 ‘장애인이 일하는 카페’를 보고 도입을 결정했으며 정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사회적기업 ‘한울타리’가 단독으로 입찰에 응하면서 ‘건강카페’의 운영을 맡게됐다. 이른바 ‘대전형 장애인고용 사회적기업’인 셈.
▲ 7, 8년 간 자활훈련을 해 온 장애인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판매도 하고 있는 '건강카페'.<사진은 건강카페 3호점> |
대구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정 대표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2002년 대전으로 와 설립한 ‘한울타리’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지적장애인들이 사회에 나와 생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사회복귀시설이다. 정대표는 그들에게 제빵기술을 가르치기로 했고, ‘한울타리’라는 간판아래 모인 이들은 아주 기초적인 제빵기술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 만은 않았다. 장애인들이 아무 것도 하려 들지 않았고 그 가족들도 재활할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키는 일만 겨우 했던 이들에게 일을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계속하자 변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일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이 문구를 바탕으로 ‘한울타리’와 ‘건강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정 대표. 고작 천만원으로 세운 ‘한울타리’를 시작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사회라는 원대한 꿈에 첫 발을 내디딘 정 대표는 ‘건강카페’를 통해서 그 꿈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 장애인 스스로가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부터 재활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정운석 대표.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고, 그를 바탕으로 일을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하게 하는 게 장애인 재활의 첫 번째이자 모든 것이라고 말한다. 작업장 한쪽에 ‘우리는 쿠키를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판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
처음 대전에 와서 일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정 대표는 “정말 뿌듯하다”고 말한다.
“장애인 한 사람을 재활시키려면 한해 1000만원 정도가 듭니다.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2000여명의 후원자들과 열심히 노력하는 장애인들,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 덕분에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습니다.”
‘한울타리’와 ‘건강카페’의 운영 수익금 전부를 장애인을 위해 재투자 하고 있는 정 대표는 ‘건강카페’를 통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사회가 결코 멀지만은 않다는 밝은 희망을 꿈꾸고 있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건강카페 정운석 대표는?
대구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대전에 정착한 뒤 장애인 사회복귀시설 ‘한울타리’를 2002년에 설립했고, 보다 다양한 장애인 관련 사업을 위해 2006년에 사회복지법인 ‘다원’을 만들었다.
‘한울타리’는 재활에 필요한 직업능력 습득을 위한 작업장으로 2010년 대전시 예비 사회적 기업 1호로 선정된데 이어 2001년 8월에는 ‘사회적 기업’으로 노동부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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